구본준 부회장, 조직 추스르기 '안간힘'…경영기조 바뀌나

2011-08-28 16:00
- 직원 대상 근무 여건 등 비공개 설문조사<br/>- 설문 결과에 따라 기업문화에 변화있을 듯<br/>- 수익성 중심 경영기조도 변화 예상... 장기프로젝트인 수처리 사업 적극 추진

(아주경제 김병용·이혜림 기자) 구본준 부회장이 이끌고 있는 LG전자에 또 다시 변화의 바람이 감지되고 있다. 구 부회장은 올 초 취임과 동시에 '혁신과 수익성'을 강조한 '강한 경영'을 펼쳤다. 하지만 최근 퇴사한 연구원의 편지가 공개되면서 구 부회장의 경영방침도 잠시 주춤한 상태다.

실제 일부 임직원들 사이에서는 기업문화에 대한 볼멘소리도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그동안 수익성 개선에만 초점을 맞췄던 구본준 부회장의 경영기조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최근 사내 직원들을 대상으로 근무 여건 및 기업문화 등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조사에 대해 LG전자 측은 부인하고 있지만 내부관계자들은 "비합리적인 의사결정을 비판한 연구원의 편지를 통해 드러난 조직문화의 문제점을 곱씹기 위해 설문조사를 실시했다"고 전했다.

실제 LG전자 고위관계자는 "회사 차원에서 진행하는 공식적인 설문조사는 아니지만 이번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일반 직원들의 의견을 듣고 수렴해보자는 최고 경영진의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고 전했다.

조사 결과에 따라서 LG전자 기업문화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실제 김영기 LG전자 부사장은 최근 블로거들과 소통을 위해 마련된 '더블로거 LG전자 경영진과의 만남의 자리'에서 "구 부회장과 회의를 하고 식사를 하면 그런 이야기가 나왔다"고 밝힌 바 있다.

변화의 바람은 추진사업에서도 감지되고 있다. 수처리 사업이 대표적이다. 수처리 사업은 남용 전 부회장이 10년 간 5000억원 이상을 투자, LG전자의 미래먹거리로 지목한 사업이었지만 실적 개선을 강조한 구 부회장이 지난해 10월 취임하면서 수처리 사업의 추진동력도 다소 힘을 잃었다.

하지만 구 부회장은 최근 수처리 사업의 조기 육성을 위해 대규모 투자를 승인했다. 수처리 전문기업인 '대우엔텍'을 인수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대우엔텍은 국내 공공 하수처리 분야에서 탁월한 사업 실적과 역량을 보유하고 있어 LG전자의 수처리 사업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 LG전자는 히타치플랜트테크놀로지와 함께 오는 10월 'LG-히타치 워터 솔루션 주식회사' 합작법인을 출범시킬 예정이다.

이영하 LG전자 HA사업본부장 사장은 "올해 전세계 수처리 시장은 약 450조원을 상회하는 초대형 시장으로 환경오염 및 기후 변화 등에 따라 매년 5% 이상 지속 성장이 예상되는 친환경 미래사업"이라며 "2020년까지 글로벌 수처리 선두 업체로 도약하기 위해 투자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