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銀, 가계대출 보다는 기업대출 주력

2011-08-28 16:11

(아주경제 방영덕 기자) 시중은행들이 이달 가계대출 한도를 대부분 소진하자 기업대출에 주력하고 있다.
  
28일 은행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25일 현재 64조2814억원으로 전월말보다 4270억원(0.7%) 증가해 당국의 가이드라인인 0.6%를 웃돌고 있다.
 
우리은행의 가계대출 잔액도 60조1780억원으로 3540억원(0.6%) 늘어나면서 가이드라인 수준에 도달했다.
 
농협은 이미 지난 17일 가이드라인을 넘어섰다.
 
하나은행은 50조5720억원으로 2627억원(0.52%) 늘어나 가이드라인에 육박하고 있다. 가계대출 여력이 약 390억원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에 따라 은행들은 우리은행이 이번주부터 일부 고정금리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0.20%포인트 인상하고 신한은행이 최근 마이너스통장 대출의 금리를 0.50%포인트 인상하는 등 가계대출 영업을 사실상 중단한 채 기업대출 영업에 주력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 23일부터 다음 달 13일까지 1조5000억원 한도 내에서 중소기업 특별금융자금을 지원하고 있으며, 하나은행은 한도를 지난해의 두 배인 1조원으로 늘리고 최고 2.25%포인트 인하한 채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농협은 추석자금 한도를 지난해 5000억원에서 올해 무려 4배 수준인 2조원으로 확대했다.
 
이달 들어 25일까지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의 기업대출은 각각 3440억원과 7375억원 늘었다.
 
하지만 은행들이 가계대출을 외면한 채 기업대출에 전념하면서 월말을 앞두고 자금난에 처한 서민과 소규모 자영업자들은 2금융권을 전전하고 있다. 농협, 신한, 우리은행 대출모집인 900여 명은 한동안 영업을 하지 못해 생계를 걱정할 처지에 놓였다.
 
특히 은행들은 최근 전세난에 따른 전세자금대출 증가 등으로 다음달에도 가계대출의 제한적 중단 사태가 재현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전세난이 심화되면서 급증세를 보이는 전세자금대출이나 불규칙적으로 실행되는 집단대출 모두 실수요여서 거절하기 어렵다"며 "전세대출과 집단대출의 일시적 증가분에 대해서는 유연하게 가이드라인을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