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건설사 해외시장서 잘 나간다

2011-08-28 11:00
엔지니어링·중공업 업체도 선전

(아주경제 유희석 기자) 국내 중견건설사들이 해외시장에서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그동안 몇몇 대형 건설사들이 갖고 있던 해외 진출 주도권이 후발 주자들에게 넘어온 모습이다.

엔지니어링 및 중공업 업체들이 대형 건설사 실적을 크게 앞서고 있으며, 일부 중견 건설사도 해외 건설의 새로운 강자로 떠오르고 있다.

28일 국토해양부와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 국내 업체들의 해외 건설 실적은 지난 26일 기준으로 약 316억 달러(한화 약 34조2000억원)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우리나라 수출 총액의 6.8%에 해당하는 수치다.

업체별로는 삼성엔지니어링이 약 52억6000만 달러를 수주해 실적 1위에 올른 것을 필두로 엔지니어링과 중공업 업체들의 선전이 돋보였다. STX중공업과 현대엔지니어링, 현대중공업이 각각 29억5000만 달러, 12억 달러, 11억7900만 달러를 수주해 10위권에 이름을 올린 것.

또한 경남기업 5억4000만 달러, 현대엠코 4억8700만 달러, 한전케이디엔 2억9500만 달러, 쌍용건설 2억6800만 달러, KCC건설 1억8800만 달러 등 중견 건설사들도 선전하며 상위권에 들어섰다.

이중 STX중공업의 실적은 지난해 같은 기간(1억7500만 달러)보다 무려 17배 가까이 늘었으며, 대경엔지니어링도 지난해에는 수주 실적이 거의 없었으나 올해는 10억 달러로 증가했다.

반면 전통의 강호인 ‘빅5’ 건설사는 실적이 기대에 못 미친다.

대우건설과 현대건설이 각각 31억2400만 달러, 23억4000만 달러를 수주해 실적 순위 3위와 5위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대림산업과 GS건설은 각각 17억6700만 달러, 17억3000만 달러를 수주해 5위권 밖에 머무르고 있다. 특히 시공능력평가 2위의 삼성물산은 5억9800만 달러로 13위에 불과하다.

오히려 SK건설 36억5600만 달러, 한화건설 17억7000만 달러, 포스코건설 15억 달러 등이 지난해에 비해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뤄내며 해외 시장에서 급부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올 초 북아프리카와 중동 지역에서 정치적 불안감이 높아지며 국내 업체들의 해외 진출 상황이 그다지 여유로운 상황은 아니다"며 "대형 건설사는 해외 사업 위험도를 낮추기 위해 안정적으로 접근한 반면 일부 중견 건설사와 엔지니어링 업체들은 위기를 기회로 삼아 적극적인 해외 진출 전략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KCC건설은 플랜트 관련 인력을 지난해 말보다 무려 30% 이상 늘리며 해외 플랜트 시장 진출 역량을 키우고 있다. 지난 6월 국내 원자력 발전소 건설 사업에 참여의 필수 자격 요건인 KEPIC(전력산업기술기준) 인증서를 취득한 STX중공업도 올해 하반기에는 미국 기계기술자협회(ASME) 인증까지 받아 해외 원전 시장에도 적극 진출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