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총괄뉴스부) 미국 기업들이 최근 폭락장 속에서 자사주를 집중 매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23일(현지시간) 워싱터포스트(WP)에 따르면 이달 들어 미국 상장기업 자사주 매수/매도 비율(매수액/매도액)은 1.7로, 리먼브러더스 사태 직후인 2009년 3월 1.9 이후 최고치다.

통상적으로 기업 자사주 거래가 '매도우위'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라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기업 최고경영자들이 최근 경기 상황을 일반 투자자들보다 덜 비관적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라며 향후 증시 상승을 예고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일반 투자자나 애널리스트에 배해 기업 내부 사정을 잘 아는 경영자들이 자사주 매입에 나섰다는 것은 최근 증시가 추상적인 공포감에 지나치게 반응했다는 해석이다.

실제 메릴랜드주 소재 백신 생산업체인 노바백스 스탠리 어크 CEO는 최근 주가가 30%나 급락한 직후 자사주 5만주를 매입했다. 그는 "주가가 말도 안 되는 수준으로 떨어졌기 때문에 이를 지나칠 수 없는 투자기회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니자트 세이헌 미시간대 교수는 "기업이 자사주를 집중 매입하는 것은 바닥 탈출을 의마한다"면서 "1987년 증시 붕괴와 2008년 금융위기 직후에도 같은 현상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WP는 일각에서는 기업의 자사주 매입 행렬을 향후 경기회복 징후로 받아들이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많은 투자자들이 미국 경제 이중침체 가능성을 우려해 금 같은 안전자산에 투자하고 있으나 기업들이 자사주 매입에 나선다는 것은 낙관적인 전망을 반영하기 때문이다.

다이앤 스윙크 메서로 파이낸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는 기업들이 최소한 '더블딥'은 피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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