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은행권, 신용경색 공포 확산

2011-08-23 16:40

(아주경제 김신회 기자) 유럽 은행권에 대한 신용경색 우려가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지난 10일 프랑스 은행 소시에테제네랄 주가는 15% 추락했다. 이 은행이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소문 탓이었다. 당사자는 부인했고, 프랑스 금융감독당국도 나서 조사에 착수했지만 시장의 우려는 오히려 확산돼 이 은행 주가는 최근 한달 새 무려 39% 빠졌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3일 유럽 은행권의 신용경색에 대한 우려 속에 투자자들이 2008년 리먼사태의 재현 가능성을 점치며 노심초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투자자들이 느끼는 공포는 몇몇 지표에 그대로 반영돼 있다.

우선 이탈리아 은행들이 지난달 유럽중앙은행(ECB)로부터 조달한 자금이 거의 두 배 가량 늘었다. 이는 시장에서 자금을 구하기가 그만큼 어려워졌다는 의미다.

유럽 은행들이 발행하는 채권에 대한 크레디트디폴트스와프(CDS) 프리미엄도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프리미엄은 해당 채권의 부도 위험을 반영한다. 이런 가운데 유럽의 한 은행은 최근 지난 2월 이후 처음으로 ECB에서 5억 달러를 대출했고, ECB에 예치된 은행권 자금도 최근 6개월래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다. 유로존(유로화를 쓰는 17개국) 은행간 대출 지수는 2009년 3월 이후 최고 수준이다.

이달 초 스페인·이탈리아 국채 금리가 유로존 가입 후 고점까지 치솟은 것도 은행권 자금 조달시장에 스트레스로 작용하고 있다. 스페인과 이탈리아를 비롯한 유로존 재정불량국 가운데 디폴트(채무상환 불이행)가 발생할 경우 은행권이 손실을 감당할 수 있겠느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유로존 은행간 대출 금리인 유리보(3개월물)와 OIS(1일 만기 스왑) 금리와의 격차가 최근 확대된 것이 유리보보다는 OIS 금리의 낙폭이 크기 때문이라는 점에서 2008년과는 상황이 다르다고 지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