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금강산 재산권 21일부터 법적처분

2011-08-22 18:46

 (아주경제 차현정 기자) 꼬일대로 꼬인 금강산 관광 문제가 최악의 상황에 빠졌다. 북한이 금강산 관광지구 내 남측 재산권에 대해 지난 21일부터 법적 처분에 들어간 것이다. 이로써 투자액 기준 총 4841억여원에 달하는 남측 자산이 북한의 처분 대상이 됐다.
 
 북한은 22일 금강산 관광지구에 있는 남측 재산권 문제와 관련, “부동산과 설비를 비롯한 모든 재산에 대한 실제적인 법적 처분을 단행한다”고 밝혔다.
 
 북한은 이날 금강산 국제관광특구 지도국 대변인 담화를 통해 “금강산에 있는 남측 기업의 물자와 재산에 대한 반출을 21일 0시부터 중지한다”며 “남측 성원들은 72시간 안에 나갈 것”을 요구했다. 아울러 금강산 관광 중단의 책임을 전적으로 남측에 묻고 “두고두고 규탄을 받게 될 것”이라며 비난 수위를 높였다.
 
 정부는 북측에 대해 법적·외교적 조치로 맞설 방침이다.
 
 천해성 통일부 대변인은 “현지에 체류 중인 우리 국민의 신변안전을 최우선시하면서 법적·외교적 조치를 포함한 필요한 모든 조치를 강구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법적·외교적 조치의 구체적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북측이 구체적으로 행동에 나서면 그 내용을 봐가며 대응하겠다는 설명이다.
 
 북측으로부터 뒤늦게 관련 내용을 통보받은 현대아산 측은 당혹스러운 모습이다. 현대아산 관계자는 “북측으로부터 재산권과 관련한 더욱 구체적인 내용을 전달받고 정부와 협의해봐야 대응방안을 밝힐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이날 오전 현재 금강산지구 안에는 주로 시설관리 등을 담당해온 현대아산, 에머슨퍼시픽 관계자를 비롯해 총 14명의 우리 국민이 체류 중이다. 북측이 72시간을 제시한 만큼 철수 시한은 오는 24일로 예상한다는 게 정부 측 설명으로 이들의 귀환은 내일이나 모레 중 이뤄질 전망이다.
 
 이에 앞서 북한은 지난달 29일 “금강산 국제관광특구법에 따라 금강산지구의 남측 부동산을 처분하기 위한 실천적 조치에 들어갈 것”이라며 기업들에 3주 내에 입장을 정리해 금강산에 들어올 것을 요구했지만 우리 측은 불응했고 지난 19일 기한이 만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