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운식의 광화문 통신] 지천명의 의미는

2011-08-17 22:11

(아주경제 한운식 기자) 며칠 전 딱 쉰살, '지천명(知天命)’이 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근황이 세인들의 입에 오르내린다.

취임 초기 새까만 머리카락이 희끗희끗해지고 다소 늙어보이는 그의 표정에 수심과 연륜이 공존해 있단다.

연방정부 부채한도 상한 합의안이 상원에서 가까스로 통과되자마자 글로벌 더블딥 논란이 오바마 대통령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지천명이란 말의 의미는 곧 ‘신의 뜻’을 느끼는 순간이라는 것이다.

유래는 이렇다.

공자가 위(衛)나라를 방문할 때는 이 나라의 대부인 거백옥이란 사람의 집에 머물렀다. 공자는 옳은 일은 행하되 옳지 않은 일은 거들떠 보지도 않는 거백옥의 됨됨이를 칭송했다.

거백옥이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나이 50에 이르러 49년간의 잘못(非)을 알게 되었다.”

공자는 만년에 논어의 위정편(爲政篇)에서 “나는··· 서른에 뜻이 확고하게 섰으며(三十而立), 마흔에는 미혹되지 않았고(四十而不惑), 쉰에는 하늘의 명을 깨달아 알게 되었으며(五十而知天命)···”라고 회고했다.

나이 50을 일컫는 지천명은 하늘의 뜻을 알아 그에 순응하거나 하늘이 만물에 부여한 최선의 원리를 안다는 뜻이다.

쉰살이라는 나이는 인생의 무게감이 묻어날 때다.

그런데 가만히 보자.

현 정부 내각 장관들 중에서 가장 젊다는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도 몇 달전에 지천명을 넘겼다.

다른 장관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젊은 나이에 장관을 맡은 탓일까. 아직 그에게서는 인생의 무게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좀 더 솔직히 말하자면 그의 언행에서 다소의 경박스러움이 엿보인다.

이 장관이 조만간 출입기자들과의 모임을 갖는다.

교육·과학 담당 출입기자단을 한꺼번에 모아서 한다(교과부에는 정부부처 통폐합 이전 교육부, 과학기술부 시절부터 내려 오던 기자단이 따로 운영된다).

다소 이례적인 일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기자들 앞에 어떤 발언을 내 놓을지 사뭇 궁금해 진다.

지난 번에는 ‘장관직을 더 하고 싶다’는 말을 해, 설화(舌禍)를 낳았다.

혹 대선에 출마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명할 수도 있을 법하다.

'젊은 이미지'로 크게 어필하던 오세훈 서울 시장의 대선 불출마로 한나라당의 ‘경선 흥행몰이’가 맥이 빠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어서 특히 그러하다.

공교롭게도 이주호 장관과 오세훈 시장은 같은 동년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