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한 정책금융공사 사장 돌연 사의 표명…하이닉스 매각,차질 빚나
2011-08-17 15:59
(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유재한 정책금융공사 사장이 사의를 표명한 데 따라 하이닉스 매각에 차질을 빚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또한 유 사장의 급작스런 사의 표명에 대해 금융권에서는 정치권과의 갈등설부터 금융당국의 압력설까지 다양한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채권단은 매각 일정은 예정대로 진행할 것이나, 매각방식이 다소 바뀔 수 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채권단은 유 사장의 사의 표명과 관계없이 하이닉스 매각 일정을 예정대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유 사장도 사의를 밝힌 보도자료에서 "주간회사인 외환은행과 채권단이 하이닉스 주식매각을 흔들림 없이 공정하고 투명하게 지속해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당부했다.
현재 인수의향서(LOI)를 낸 SK텔레콤과 STX는 지난달 27일부터 6주 일정으로 입찰적격자 예비실사에 들어간 상태다.
채권단은 다음달 중 2곳 가운데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11월에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정책금융공사는 하이닉스 지분 2.58%를 보유해 채권단 가운데 3번째로 많은 지분을 보유중이며, 채권단의 주관기관인 외환은행은 3,42%라는 가장 많은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유 사장이 돌연 사의를 표명한 것과 관련해, 업계에서는 다양한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그간 유 사장은 구주를 많이 팔수록 매각 차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 이를 많이 사들인 기업에 가산점을 줘야 한다는 입장을 내세운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에 따라 하이닉스 이사회에서 신주발행을 고려하지 않는다는 얘기가 흘러나왔다.
이에 SK텔레콤에서 이것이 사실일 경우 입찰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유 사장이 이를 해명하기 위해 11일 기자간담회를 열었지만 의혹을 불식시키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채권단에서는 유 사장이 물러나면 채점기준 등에 신주 발행 시 가점 같은 인수 후보들의 의견이 반영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해당 후보들은 신주 발행 비율을 늘려야 한다는 의견도 내고 있어, 구주를 파는 것보다 하이닉스 매각을 성사시키는 쪽에 초점을 맞춰 방식이 바뀔 수 있다.
한편 유 사장의 사의 표명과 관련해 업계에서는 업체의 로비에 따른 정치권과의 갈등이 있었다는 소문이 퍼지고 있다.
또한 유 사장이 현대건설과 하이닉스 매각을 진행하며 채권단과 별개로 개인적 의견을 과하게 피력해 시장의 혼란을 가중시켰다는 이유로 금융당국에서 문책성 인사를 시행한 것이라는 설도 제기되고 있다.
내년 총선 출마를 위해 사퇴한 것이라는 의견도 있으나 이는 유 사장이 '정치 선언을 하고 나서 사임해도 늦지 않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져 설득력이 다소 떨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