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조현미 기자) 내년 1월부터 9000여개 의약품의 가격이 평균 17% 인하된다.

보건복지부는 12일 복지부 대회의실에서 열린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약가제도 개편·제약산업 선진화 방안을 보고했다.

약가제도 개편안에 따르면 동일 성분 의약품에는 동일 보험 상한가를 부여한다는 기본 원칙 아래 최초 제네릭 의약품(복제약) 등재 시 오리지널은 물론 제네릭의 약가 인하폭이 확대된다.

특허 기간이 끝난 오리지널 약에 대해 만료 후 1년까지는 처음에 산정했던 약값의 80%로 인하하던 것을 70%로, 제네릭은 68%에서 59.5%로 더욱 낮춘다.

만료가 1년이 지난 후에는 오리지널 첫 산정 약값의 53.55%로 일괄 인화하고, 이 시기 이후 등재되는 제네릭은 최저가 미만에서 자율 결정할 계획이다.

현재는 제네릭의 경우 1~5번째 등재하면 오리지널의 68%까지 가격을 낮춰 책정하고, 6번째 이후에는 90%까지 인하하고 있다.

다만 가격을 낮출 경우 수급이 어려워질 수 있는 특허·퇴장방지·필수의약품은 변경될 산정기준을 적용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했다.

아울러 이번 제도로 약가 인하 효과가 상쇄되는 시장형 실거래가제도에 대해 1년간 적용을 유예하기로 했다.

복지부는 오는 12월 관련 법규를 개정해 다음해 1월 1일자로 약가산정방식을 변경 완료하고, 3월에는 약가산정방식 변경에 따른 기등재 의약품의 약가조정을 단행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현재 등록된 1만4410개 의약품 가운데 8776개의 약값이 내년 1월부터 순차적으로 인하될 전망이다.

복지부는 이번 약가 인하를 통해 환자가 부담해야 하는 본인부담금이 연간 6천억원, 건강보험 지출이 1조5000억원 절감되는 등 모두 2조1000억원의 국민 부담이 절감될 것으로 추정했다.

이와 함께 건강보험 재정 중 약품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29.3%에서 2013년에는 24%대로 감소해 재정안정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다.

한편 복지부는 제약산업 선진화를 위해 연구개발(R&D) 중심으로 의약품 생산구조를 선진화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연구 역량을 갖춘 혁신형 제약기업을 선정해 지원하고, 이 기업이 생산한 제네릭에 대해 약가 우대 조치를 시행한다.

또 법인세 감면 등의 세제 지원, 유동성 위기 예방을 위한 금융 지원도 추진할 예정이다.

진수희 복지부 장관은 “국민 의료비 지출 중 약품비 비용이 30%에 육박하는 것은 약값 거품과 약 과다 사용, 고가약 위주의 처방 때문”이라며 “낭비가 심한 과다한 약제비 지출로 제약사가 영세성·후진성을 면치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진 장관은 “지금 손쓰지 않으면 향후 2~3년 내 감당할 수 없는 (건보 지출) 수준에 이를 것”이라며 “지금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절실함을 가지고 제도를 추진하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