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과후 학교 사업 '업체-교장 무더기 기소'
2011-08-11 16:05
(아주경제 김현철 기자) 학교 수업이 끝나고 이뤄지는 ‘방과후 학교’ 컴퓨터 교실 사업권에 대해 업체와 학교장이 돈을 주고받아 11일 무더기 기소됐다.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송삼현 부장검사)는 방과후 학교 사업체 선정과 관련, 초등학교 교장에게 돈을 건넨 혐의(뇌물공여 등)로 대교 학교교육팀장 김모씨를 구속기소하고 에듀박스 계열사인 조이넷스쿨 대표 김모(49)씨 등 관련자 12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또 두 업체에서 돈을 받은 혐의(뇌물수수)로 이모(62)씨 등 전·현직 초등학교 교장 15명과 후배 교장에게 방과후 학교 사업 관련 청탁을 하는 대가로 돈을 받은 혐의(알선수재)로 전직 장학관 황모(67)씨를 각각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대교 학교교육팀장 김씨는 상급자인 학교교육본부장 권모(49·불구속)씨 등과 함께 2007년 5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초등학교 교장 8명에게 1억2500만원의 뇌물을 건넨 혐의를 받고 있다.
에듀박스 계열사 대표 김씨 등은 2008년 9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초등학교 교장 8명에게 뇌물 1억5000만원을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으며 황 전 장학관에게도 2000만원을 건넨 것으로 조사결과 밝혀졌다.
대교는 학교장에게 줄 로비자금을 마련키위해 컴퓨터 교실 인테리어 공사를 담당하는 하도급업체 두 곳에 공사대금을 부풀려 지급한 다음 이를 다시 받는 방법으로 비자금을 마련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 관계자는 “대교가 조성한 비자금 규모가 수십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비자금의 대부분이 뇌물로 쓰인 것으로 보이는 만큼 이번에 드러난 방과후 사업 비리는 빙산의 일각에 지나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에듀박스는 학교장에게 건넨 로비자금을 주로 대여금 또는 가지급금 등으로 장부에 허위 기재한 것으로 드러났다.
뇌물을 받은 초등학교 교장들은 모두 개인적인 용도로 돈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학여행 업체에서 금품을 받은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게 되자 방과후 학교 업체에서 받은 돈을 변호사 비용으로 사용한 학교장도 있었다.
정부는 1997년 사교육비 절감 및 IT강국 인재 육성 정책의 하나로 방과후 학교 민간참여 컴퓨터 교실을 도입했다.
대교와 에듀박스는 방과후 학교 사업 시장에서 각각 점유율 1위와 3위를 차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