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동결도 부동산시장 호재 못돼"

2011-08-11 15:43

(아주경제 이정은 기자) 침체의 늪에 빠진 부동산시장이 경기부양에 무게를 둔 기준금리 동결에도 살아나기는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다. 일반적으로 금리를 동결하거나 인하하면 부동산시장에는 호재로 여겨진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11일 기준금리를 3.25%로 동결했다. 이는 미국발 금융위기에 대처하고, 침체된 경기를 부양하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악화일로에 선 부동산 시장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금리 동결이 이미 예견된데다 주가폭락으로 인한 금융시장 불안 등이 더 큰 악재로 작용해 시장분위기를 반전시킬만한 요인으로 작용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임병철 부동산114 팀장은 "현재 상황이 금리동결로 거래가 되살아날 분위기는 아니다. 지난달에도 금리가 동결되지 않았냐"며 별다른 효과가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임 팀장은 "현재로선 미국의 신용 등급 하락이라는 악재가 더 크게 작용하고 있다"며 "부동산 시장이 되살아 나기 위해선 하반기 추진되고 있는 규제완화방안의 처리를 기다려볼 수밖에 없다"고 답했다.

건설산업연구원의 허윤경 연구위원은 "이번 금리동결은 미국의 금리동결에 따라 이어진 결과로, 사실상 예상돼 왔기 때문에 영향이 더욱 미미하다"고 말했다.

허 위원은 이어 "그렇기 때문에 현 상황에서는 부동산 시장이 증시 등 금융시장에 더 좌우될 수 있다"며 "금리가 올랐다면 명백한 악재였겠지만 현 상황자체가 좋지 않아 어차피 오르지 않을 상황이었다"고 답했다.

이남수 신한은행 부동산 팀장도 "최근 전반적인 경제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에 금리가 도리어 인하됐어도 부동산시장에 호재가 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재건축시장이 최근 되살아났는데 주가 낙폭이 워낙 커서 시장에서 금리동결을 호재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펀더멘탈 자체는 나빠지지 않았지만 수출 등 경제 전반이 나빠지게 되면 부동산 시장의 불확실성도 커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 팀장은 "하반기 규제 완화도 호재가 될 수 없다"고 예상했다. 정상적인 시장에서는 규제 완화가 호재로 작용하지만 현재 상황에선 규제 완화책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편 금리동결이 하반기 전세난이 심해지면서 매매전환 수요가 늘어나는 데는 다소 도움이 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었다.

김은진 부동산1번지 팀장은 "1~2주 전부터 재건축 시장이 소폭이지만 반등해 오름세를 보였는데 주가폭락으로 이같은 분위기가 가라앉진 않을까 우려중"이라면서도 "다만, 가을 이사철을 앞두고 전세난이 심해지면서 실수요자 위주로 매매전환 수요가 다소 늘어나는 데는 금리동결이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