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노조, 중노위에 조정신청… 3년 연속 무파업 분수령

2011-08-10 17:11
타임오프ㆍ노조 선거ㆍ기아차 임협이 3대 변수

(아주경제 김형욱 기자) 현대차 노조가 10일 오전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에 노동쟁의 조정신청을 내며 사실상 파업 수순에 들어갔다. 이로써 현대차 3년 연속 무파업의 최대 분수령을 맞았다.

중노위 조정신청은 정부의 조정과 중재를 요청하는 취지로 10일 동안의 조정기간을 갖게 된다. 하지만 여지껏 현대차 노사가 중노위 안을 받아 협상을 타결한 사례가 없는 만큼 사실상 파업을 위한 수순이다. 노조는 조정기간이 끝나는 22일 전체 조합원 4만5000여 명을 대상으로 파업 찬반투표 실시를 예고했다. 23일 투표 결과에서 찬성이 50%가 넘으면 곧바로 파업에 들어갈 수 있다.

다만 반드시 파업으로 이어진다고만은 할 수 없다. 노조는 투쟁을 준비하면서도 사측의 더 나은 임단협안이 나올 경우 언제든 교섭에 나설 뜻을 밝혔다. 일련의 파업 수순은 일종의 사측 압박 수단이기도 하다. 무파업 타결한 지난 2년 동안의 임단협에서도 조정신청을 냈으나 조합원 투표까지 가기 전 노사 합의에 성공한 바 있다.

노사는 올해 6월부터 7월 말까지 총 18차례의 교섭을 벌였으나, 근로시간면제(타임오프) 시행에 따른 전임자 수 축소 혹은 유지를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개정 노조법에 따라 전임자를 26명으로 축소를 요구하는 사측에 노조는 현행 233명 유지로 맞서고 있다.

9월로 예정된 노조 대의원 선거도 변수다. 노사 대표가 ‘적당한 선’에서 합의를 본다고 하더라도 현장 강성 조직의 반발로 조합원 투표라는 마지막 관문을 넘지 못할 수도 있다. 노사합의안에 이들까지 만족할 수 있는 답이 나와야 한다. 기아차 역시 지난달 임금협상 노사합의안이 조합원 투표에서 부결, 내일부터 재협상에 들어간다.

낙관적인 전망도 있다. 1987년 노조 설립 이후 매년 분규를 벌인 노조가 2009~2010년 연속 무파업 협상 타결을 해 온 만큼 ‘3년 연속 무파업 협상 타결’에 대한 기대가 노사 모두에 직ㆍ간접적으로 부담을 주고 있다는 게 그 이유다. 최대 쟁점인 타임오프와 관련해서도 기아차 노사가 지난해 적절한 타협점을 찾아냈던 만큼 현대차 역시 전혀 불가능한 일은 아니란 주장도 나온다. 또 이 문제만 해결된다면 사상 최대가 확실시 되는 임금협상 타결은 큰 무리 없이 타결될 가능성이 높다.

앞으로 열흘이 최대 분수령이다. 현대차 노사는 2009~2010년에도 중노위 조정기간 때의 집중 교섭으로 파업 찬반투표 대신 노사협상 타결이라는 성과를 올린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