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이틀간 1조 투매 주체는 자문형랩?

2011-08-08 15:20

(아주경제 이성우 기자) 이틀간 1조원 이상 투매한 개인투자자 주체가 자문형랩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올해초 지수 상승을 이끌었던 개인투자자 주체가 자문형랩이었던 것처럼 지수 하락에 대한 투자자문사들의 자금 손절이 이어져 개인 투매세로 비쳐지는 것이란 설명이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74.30포인트(-3.82%) 내린 1869.45에 거래를 마감했다. 지난 2일부터 닷새째 하락세를 이어갔다.

지난 주말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푸어(S&P)가 미국 장기 신용등급을 기존 'AA'에서 'AA+'로 한 단계 하향 조정한 상황에서 코스닥도 1% 이상 밀린 채 출발했다. 장 시작 전, 주요 7개국(G7)이 유동성 공급에 합의했다는 소식이 들리자 지수는 낙폭을 줄이는 듯 했지만 이내 다시 뒤로 밀렸다. 외국인이 닷새째 매도 공세를 펼친 탓이다.

장중 10% 이상 폭락하며 오후 1시10분 부터 20분간 모든 주식 거래가 중단되는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되기도 했다. 이는 올해 들어 첫 번째로 적용된 것이며, 역대 5번째다.

지수 상승을 이끈 것은 개인투자자다. 그동안 외국인이 나흘간 2조원 가량을 매도할 때 저가 매수를 지속하던 개인들이 변심한 것. 지난 2일부터 4일까지 개인투자자들은 1조8710억원을 매수했다.

개인들은 이틀 간 1조3051억원을 시장에 내다 팔았다. 이틀 간 코스피는 7.38%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이들 매도 주체가 자문형랩이라고 판단했다. 본격적인 수익률 관리에 들어간 자문사들이 자금의 손절을 본격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최석원 한화증권 센터장은 "폭락장은 개인투자자 랩어카운트 자금의 손절이 본격적으로 시작돼 반대매매가 나왔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오성진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투자자문사들이 현금 비중을 늘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증권사들의 경우 컴플라이언스 규정이 존재하기 때문에 로스컷(안정적으로 자산을 운용해야 하는 기관 투자자들이 큰 손실을 냈을 경우 해당 종목을 반드시 정리하도록 하는 것)에 들어갔을 것"이라고 전했다.

로스컷은 투자자나 자금의 성격에 따라 다르지만 대략 하락률이 10~20% 수준에 달하면 진행된다. 때문에 코스피가 급락하면 투매를 불러올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