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악재에 개인 '변심'…이틀간 1조 투매

2011-08-08 15:15

(아주경제 이성우 기자) 외국인들의 매도에 주식을 강하게 사모으던 개인투자자들이 이틀간 1조원 이상을 쏟아내며 변심했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74.20포인트(-3.82%) 내린 1869.55에 거래를 마감했다. 장중 코스피200 선물이 5% 이상 하락을 1분 이상 지속해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되기도 했다.

8월 들어 12.36%가 빠졌고 장중 100포인트 이상 하락하며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특히 외국인이 연일 팔아치운 주식을 부지런히 사들였던 개인이 이틀 간 1조원 이상 팔아치웠다.

지난 1일 이후 외국인은 나흘간 2조원을 시장에 내다 팔았다. 반면 개인투자자들은 지난 2일부터 4일까지 사흘간 유가증권시장에서 약 1조8710억원을 순매수했다.

하지만 이 같은 흐름은 오래가지 못했다. 경기 후퇴 우려로 미국 증시가 큰 폭으로 하락하자 개인들도 매도 행렬에 동참했다.

지난 5일 개인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5722억원을 순매도했다. 이날은 7366억원을 시장에 내다 팔며 이틀간 1조3088억원 어치를 매도했다.

개인투자자 비중이 높은 코스닥시장은 더 큰 충격을 받으며 역대 5번째로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서킷 브레이커는 주식 시장에서 전날 종가보다 10% 이상 하락한 채로 1분 이상 지속될 때 발동된다. 서킷 브레이커가 발동되면 20분간 매매거래가 중단되며 선물·옵션시장의 호가 접수·매매거래도 중단된다.

한 개인투자자는 "하락이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해 주식을 들고 있다가 손해만 봤다"라며 "1900선 마저 깨지는데 더이상 버틸 재간이 없다"며 푸념했다.

또 다른 투자자는 "아버지 돈까지 동원해 주식을 사들였는데 엿새만에 이렇게 빠질 수가 있느냐"라며 "지수가 10% 이상 하락하는데 주식을 팔지 않고 버티기 어렵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지수가 빠른 속도로 하락하는 상황에서 개인들이 견뎌낼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저가 매수를 노리던 개인 투자자들도 인내심을 잃고 투매 행렬에 동참했다고 분석했다.

김지환 하나대투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불안감을 느낀 투자자들이 누구나 할 것 없이 손절매를 하는 상황"이라며 "지수가 연일 하락하면서 매물이 매물을 부르고 있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