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유 폭락… 유화업계 경기불안 고조

2011-08-08 14:33

(아주경제 이재영 기자)유화업계의 경기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미국발 악재로 유가가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화업계의 경기흐름은 대체로 유가와 비례해왔다. 유가가 떨어지면 정유사의 정제마진도 축소되는 게 통상적이다. 석유화학업계도 원자재인 유가가 떨어지면 제품 시황이 하락해 수익성 악화를 겪는다.

이 가운데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으로 세계 경기침체 우려가 확산되면서 유가가 폭락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 유가와 밀접한 두바이유는 지난 5일 싱가포르 현물시장에서 101.05달러에 거래됐다. 이는 전날보다 5.8% 급락한 수치다. 국제 석유제품가격도 마찬가지로 급락했다. 국제 휘발유가격은 전날보다 5.3% 감소한 113.88달러를 기록했다.

미국의 더블딥 우려가 확산되면서 미국과 유럽, 중동 증시는 일제히 폭락했다. 국내 증시도 역시 낙폭이 큰 가운데 특히 유가하락으로 정유주가 집중 포화를 맞고 있다. 국제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미국의 신용등급이 앞으로 6개월에서 2년 내에 추가로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3분의1 정도”라고 밝혀 시장의 불안감을 더욱 부추겼다.

지난 2분기 침체 이후 반동효과로 하반기 상승세를 기대했던 유화업계는 뜻하지 않은 복병을 맞은 셈이다.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하반기엔 한·EU FTA 효과도 기대했지만 오히려 경기침체를 더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미국 더블딥 우려에 유럽 재정위기까지 겹치면서 하반기 경기가 예측하기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미국의 악재로 환율이 불안정한 것도 수출 비중이 높은 유화업계에 부정적이다. 한편 미국의 달러 약세로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원유에 투기자본이 몰릴 경우 유가가 오를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유럽 재정위기와 더불어 미국발 악재가 커지면서 세계경제의 더블딥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실물경제를 위축시킬 가능성이 우려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