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한물 간 옷 걸쳐 입은 방통위
2011-08-07 18:10
(아주경제 김지나 기자) 기자가 된 이후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옷차림이다. 요즘은 정장바지에 날이 선 남방셔츠를 즐겨 입는다.
직업의 특성상 술자리가 잦고, 아버지뻘 되는 취재원을 상대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이때 짧은 치마를 입는다거나 여성스러운 디자인의 옷을 입게 되면 자칫 기자라는 느낌보다 '젊은 여자'의 이미지가 더 강하게 인식될 수 있다.
간담회장에서 대기업 고위간부를 만나 명함이라도 건네려 한다면 최대한 여성스럽지 않으면서도 각이 선 남방, 조금 나이가 들어 보이는 긴 정장바지 따위의 옷을 입는 것이 인사를 하고 취재를 하는 데 더 수월하다.
기존에 개성이 강한 옷들로 옷장 속을 가득 채웠다면, 기자가 된 이후에는 정장바지, 재킷 등의 옷들이 옷장 속에 다소곳이 자리잡고 있다.
세월의 변화에 따라 요구되는 사회적 상황에 스타일을 맞춰 나가고 있는 것이다.
얼마 전 방송통신위원회는 스마트폰 이용자의 위치정보를 수집하고 해당 캐시정보를 암호화 절차 없이 스마트폰에 저장토록 한 애플과 구글에 300만원의 과징금과 시정조치를 내렸다.
한해 국내 시장에서 2조원 이상을 벌어가는 기업에 과징금 300만원은 '껌값'에도 미치지 못하는 초라한 금액이다.
방통위 측은 "현재까지 애플이나 구글코리아의 시장 지배력과 영향력을 간과했던 부분이 많았기 때문에 앞으로 현행 법·제도를 개선해나갈 것"이라는 말만 반복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안일한 대처가 과연 이미 프라이버시 침해를 입은 국내 스마트폰 사용자들에게 어떤 위안이 될 수 있을까.
변화의 물결 속에 어떻게 적응하느냐의 문제는 비단 개인의 사회적 상황에 따른 옷차림의 변화뿐만은 아닐 것이다. 시대의 변화를 빠르게 읽지 못하고 법·제도를 신속하게 변화시키지 못한다면, 그것은 개인의 뒤늦은 후회에 비견할 수 없는 엄청난 피해를 불러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