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 더 오를 일만 남았다"-WSJ
2011-08-07 18:02
온스당 2000달러 대까지 문제 없어<br/>재정위기·인플레·디플레·QE3 등
(아주경제 김신회 기자) "위기 때 믿을 건 금밖에 없다."
미국의 국가 신용등급과 더블딥(이중침체) 우려, 유럽 재정위기 등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점점 짙어지자 시장에서는 최고 '안전자산'인 금값 전망치를 잇따라 높여잡고 있다. 지난 4일 미국 뉴욕증시의 대폭락과 함께 사상 최고치 경신 행진을 했던 금값도 소폭 밀렸지만, 전문가들은 금값이 온스당 2000달러 선까지 오를 것이라는 전망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최근 1년 금값 추이(단위 온스당 달러/출처 CNN머니) |
◇美 재정위기
미국의 부채와 재정적자를 둘러싼 정치권의 논란도 문제다. 미국이 재정을 안정시키려면 지출을 줄이고, 세금을 올려야 한다는 데 대부분 공감하지만 워싱턴에서는 이를 두고 극단적으로 대립하고 있다.
◇유로존 재정위기
유로존(유로화를 쓰는 17개국)도 말썽이다. WSJ는 오히려 미국보다 유럽의 위기 수위가 더 높다고 지적했다. 그리스 사태를 둘러싸고 유럽 정치권이 공방을 벌이는 사이 재정위기는 아일랜드와 포르투갈을 넘어 이탈리아와 스페인을 위협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탈리아와 스페인 가운데 한쪽만 붕괴하면, 유로화는 심각한 위기에 노출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HSBC글로벌리서치는 최근 낸 보고서에서 "금시장에서는 달러와 유로화 등 법정 불환화폐의 존재의 이유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며 금에 대해 비중확대 의견을 냈다.
◇인플레·디플레
인플레이션과 디플레이션도 금값 상승 전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가치 불변의 금은 물가가 왜곡될 때 최고의 헤징(위험회피) 수단으로 꼽히기 때문에 물가가 오르던 내리던 궁극적으로는 이득을 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도이체방크는 2008년 말 이후 금값이 인플레이션과 디플레이션에 관계 없이 매 분기 연속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했다고 지적했다.
◇美 제로(0)금리 기조
WSJ는 미국의 제로(0)금리 기조도 금의 투자 매력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았다. 시중 금리가 제로 수준인 만큼 자체 수익률이 역시 제로인 금이 나쁠 게 없다는 것이다. 골드만삭스는 오히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Fed)이 기준금리를 인상할 때까지는 금의 수익률이 더 높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렇다면 연준은 언제부터 금리인상에 나설까. WSJ는 적어도 2013년은 돼야 한다고 예상했다. 연준의 다음 행보에 투자하는 연준 기금 선물시장에서 연준이 내년에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매우 희박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美 더블딥…QE3
마지막으로 더블딥(이중침체) 위기에 내몰린 미 경제도 금값에는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올해 상반기 미국의 성장률은 2%를 밑돌았고, 기대에 못 미친 7월 제조업·고용 관련 지표 모두 하반기도 쉽지 않을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이런 우려는 연준의 3차 양적완화(QE3)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앞서 연준은 두 차례의 양적완화를 통해 수조 달러 어치의 미 국채를 사들였고, 이 여파로 달러화 가치는 추락했다. 대규모 자금을 푸는 양적완화는 인플레이션의 요인도 된다. 금값에는 둘 다 호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