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車시장은 지금 ‘高연비’ 전쟁 중
2011-08-04 07:11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미국에서 에너지 절약과 친환경 바람이 거세게 일면서 각 메이커가 앞다퉈 엔진을 경량화하거나 출력과 연비를 동시에 개선한 신형 엔진을 채택하는 등 이른바 ‘연비 높이기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4일 자동차 시장조사 업체인 ‘IHS 오토모티브’에 따르면 2005년에 판매된 차량 중 4기통 엔진을 장착한 차종의 비율은 26%에 불과했지만 2007년 31%, 2009년 40%로 높아졌으며, 올해 상반기에는 43%까지 올라갔다.
기통은 엔진의 실린더 개수를 말하는 것으로 실린더가 많아지면 엔진의 무게가 무거워져 연비가 나빠진다.
반면 6기통 엔진 차량의 판매 비율은 2005년 43%였지만 2007년 40%로 낮아졌고 올해 상반기에 37%까지 떨어졌다.
2005년 29%에 달했던 8기통 역시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이며 올해 상반기에 18%까지 내려앉았다.
여기에 최근 오바마 정부가 2025년까지 운행 차량의 평균 연비를 54.5mpg(ℓ당 23.0km)까지 높이기로 결정함에 따라 엔진 경량화는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현대기아차는 이런 흐름에 발맞춰 미국에 출시한 신형 쏘나타와 K5 전 모델의 경우 6기통을 없애고 4기통으로 통일하는 한편 2.4 GDi(가솔린 직분사)와 2.0 터보-GDi 등 출력과 연비를 개선한 신형 엔진을 달았다.
4기통인 준중형 아반떼와 소형 엑센트도 직분사 시스템을 적용한 1.6 GDi 엔진으로 연
비를 40mpg까지 높였다.
현대차는 특히 올해 미국 시장에서 고속도로 연비 40mpg를 넘는 차량을 20만대 이상 팔아 친환경 메이커로서 확고히 자리매김한다는 계획이다.
토종 메이커 중에서는 GM의 쉐보레 크루즈 에코 모델이 고속도로 연비 42mpg를 구현해 주목받고 있다.
포드 역시 2013년까지 북미에서 판매하는 전 차종의 90%에 대해 엔진을 다운사이징하고 터보차저를 적용한 ‘에코부스트 엔진’을 탑재한다는 계획이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미국 자동차 조사 전문 업체인 JD파워에 따르면 작년 10% 수준에 머물던 직분사 엔진 적용 차종의 비율이 2016년에 33%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며 “높은 출력과 연비를 내는 엔진을 개발하느냐가 시장에서 생존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