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식비 역대 최고치…실제는 최저

2011-08-04 06:28

(아주경제 박선미 기자) 올 1분기에 먹는 데 쓴 가구당 지출액이 가장 높았지만 물가 상승 영향으로 실제 소비량은 최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4일 통계청에 따르면 명목가격 기준 2인 이상 전국 가구의 1분기 소비지출 가운데 식료품·비주류음료와 식사비 등 먹는 데 쓴 비용이 59만585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통계가 작성된 2003년 이래 역대 1분기 수치 중 가장 높았다.

항목별로 쌀, 육류, 채소, 과일, 과자, 커피, 주스 등 식료품·비주류음료가 32만2930원으로 1분기 사상 처음으로 30만원대를 돌파했다.

일반식당, 배달 음식, 커피숍, 패스트푸드 등 바깥 음식을 사먹는 데 든 비용인 식사비는 26만7655원으로 지난해 1분기(27만440원) 다음으로 가장 높았다.

하지만 가격 변동 요인을 제거한 실질 소비지출을 보면 상황은 달라진다.

실질가격 기준으로 식료품·비주류음료와 식사비 등 1분기 식생활비용은 47만3136원으로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쳤던 2009년 1분기 다음으로 가장 낮았다.

이중 식료품·비주류음료가 24만6495원으로 역대 1분기 가운데 최저였고, 식사비는 22만6641원으로 역대 3번째로 낮았다.

이는 물가 상승으로 식생활에 든 비용은 늘었으나 실제 사서 먹은 양은 줄었다는 뜻이다.

가령 식료품ㆍ비주류음료 중 육류를 사는 데 든 비용이 이번 1분기에 명목 기준으로 작년 동기 대비 0.6% 감소했는데, 실질 기준으로는 7.0%나 하락했다. 즉 육류 구매에 쓴 돈은 지난해 1분기와 엇비슷했지만 실제 소비량은 준 셈이다.

이상기후로 가격이 급등한 채소류를 보면 이러한 현상이 두드러진다. 1분기 채소 및 채소가공품에 지출한 비용은 명목 기준으로 17.4%나 급등했으나 실질 기준으로는 오히려 0.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