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SBC "돈 되는 신흥시장 주력"…亞·남미서 고용 박차

2011-08-02 13:03
2013년까지 글로벌 인력 최대 3만명 감원<br/>아시아·남미에서는 3년간 1만5000명 충원

(아주경제 김신회 기자) 오는 2013년까지 전 세계에서 최대 3만명을 감원하기로 한 HSBC가 아시아와 남미 등 신흥시장에서는 향후 3년간 1만5000명을 신규 채용한다. 돈 되는 시장에 집중하겠다는 포석이다.

2011년 상반기 HSBC 지역별 세전 순이익(왼쪽부터 유럽, 홍콩, 나머지 아시아·태평양지역 순/단위 10억 달러/출처 FT)
2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스튜어트 걸리버 HSBC 최고경영자(CEO)는 전날 아시아와 남미, 특히 홍콩과 브라질에서 채용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 지역에서 매년 3000~5000명씩 3년간 최대 1만5000명을 충원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HSBC는 2013년까지 2년간 35억 달러의 비용절감을 위해 전체 인력의 10%인 최대 3만명을 감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가운데 영국과 프랑스에서 각각 700명, 중동과 남미지역에서 일부 등 5000명에 대한 감원 계획은 이미 확정했다. 또 미국 소매 지점망 가운데 절반을 매각하기로 했다.

HSBC가 이처럼 전통적인 시장인 유럽을 등지고 아시아와 남미 신흥시장에 집중하려는 것은 물론 실적 때문이다.

HSBC의 올 상반기 세전 순이익은 115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3% 늘었다. 이 중 홍콩을 비롯한 아시아지역은 60%를 기여했다. 특히 아시아지역에서는 대출 및 예금이 두자릿수 증가세를 기록하면서 순익이 1년새 40% 늘었다.

반면 같은 기간 유럽지역에서는 순익이 21억 달러로 한 해 전에 비해 39% 줄었다. 주요 지역 가운데 순익이 감소한 곳은 이 지역이 유일하다.

시장에서는 올 상반기 비용이 13% 늘어난 205억 달러로 예상치를 크게 밑돈 것도 구조조정의 배경이 됐다고 분석하고 있다. 비용 압박 요인 가운데는 HSBC가 주력하고 있는 아시아와 남미의 임금 수준이 높아진 것도 한 요인이라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