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장기영 기자)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 22부(지상목 부장판사)가 인터넷망 가입자의 동의를 받지 않고 텔레마케팅 업체에 개인정보를 제공한 SK브로드밴드(구. 하나로텔레콤)에 고객 1인당 10~20만원씩 위자료를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29일 강 모씨 등 2500명이 SK브로드밴드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개인정보 수집, 이용에 전혀 동의하지 않은 피해자들에게는 각 20만원, 동의는 했으나 동의 범위를 넘어 정보를 제공한 경우 10만원을 배상하라”고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인터넷망 가입자의 개인정보를 당사자 동의 없이 수집하거나 필요한 범위를 벗어나 과도하게 수집하는 것, 수집 목적에 어긋나게 개인정보를 사용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제공하는 행위는 헌법상 보장된 개인정보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옛 하나로텔레콤은 지난 2008년 9월 SK브로드밴드로 상호를 바꾸기 전 2006~2007년 자사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 가입자 50여만명의 이름과 전화번호, 생년월일, 주소, 사용요금 정보를 텔레마케팅 업체 Y사에 제공해 피해자 2만 3000여명이 배상 소송을 냈다.

법원은 이날 판결을 선고한 2500명 외에 나머지 2만여명이 낸 소송도 당사자 분류 시기에 맞춰 판결을 선고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