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은영 회장 “바다와 여성 인력은 블루오션”

2011-07-29 18:33
전경련 제주 하계포럼 강연 나서

29일 제주에서 열린 제주 하계포럼 여성기업인 특강에서 '블루오션'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는 최은영 한진해운 회장. (한진해운 제공)
(아주경제 김형욱 기자) “바다와 여성인력은 ‘블루오션(Blue Ocean)’이다.”

최은영 한진해운 회장이 29일 제주서 열린 ‘2011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하계포럼’ 여성기업인 특강에서 ‘블루 오션’을 주제로 한 시간 동안 강연했다. 최 회장은 이 강연에서 ‘바다’와 ‘여성인력’은 여전히 개척 가능한 블루오션이라고 역설했다.

그는 “세계 제1 해운그룹인 덴마크 A.P.몰러 머스크 그룹의 지난해 매출은 덴마크 국내총생산(GDP)의 18%며, 세계 제2 선사인 MSC는 바다가 없는 스위스 회사”라며 “우리가 관할하는 바다 면적은 육지의 4.5배며, 동북아 경제권의 중심이자 유라시아대륙과 태평양을 잇는 관문”이라며 바다 사업의 높은 가능성을 시사했다.

또 “바다를 활용한 비즈니스 공간은 조선ㆍ해운산업 외에도 자원ㆍ에너지ㆍ식량ㆍ심층해양수ㆍ레져 등 새로운 도전이 가능하다. 우리에게 새로운 기회의 장소”라고 역설했다.

여성 인력에 대해선 “우리 사회가 눈부신 발전을 했지만 아직 멀었다고 느낄 때가 있다. ‘여성으로 해운업 힘드시죠’란 질문을 받을 때다. 해외에선 이런 질문을 받은 기억이 거의 없다”고 했다.

이어 “국내 여성의 대학진학률은 여성(80.5%)이 남성(77.6%)보다 높지만, 경제활동 참가율은 49.4%로 절반에도 못 미친다. OECD 평균인 60%에 비해 여전히 낮다”며 “여성을 사회 경졍력 향상의 주요 요소로 생각하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최 회장은 주제 외에 자신의 경영 철학 및 퇴임 후 희망사항에 대해서도 얘기했다.

먼저 오너경영인과 전문경영인에 대해선 기존 오너경영인과 새로 등장한 전문경영인 사이의 조화를 강조했다.

그는 “과거 산업시대 창업주 오너 경영인은 본인의 경험과 통찰력, 카리스마로 의사결정 했고 성과를 냈다. 제조업 중심에선 이 방식이 주효했고, 경제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 하지만 2~3세 경영 체제에선 오너 경영인과 동일한 역할을 기대하기 어려운 반면 교육과 산업의 경험 축적으로 전문경영인 인력이 풍부해 졌다”며 “신속한 의사결정과 장기적 안목이 강점인 오너경영인과 치열한 경쟁을 통해 능력이 검증된 전문경영인이 의사결정을 나눔으로써 성장을 촉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아직 체계화는 못 했지만 이 같은 경영 모델을 정립하는 게 꿈이고, 노력하고 있는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은퇴 후 삶에 대해선 “40대에 꿈을 택한 만큼 이를 실현하고 노후에는 고(故) 조수호 회장(최 회장의 남편, 전 회장)의 유지로 설립한 양현재단 활동을 하며 살고 싶은 소망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세간의 관심이 쏠린 한진 텐진호와 관련해서는 “한진해운은 연 280회 아덴만을 지난다. 위기를 넘긴 건 박상운 선장 및 임직원이 일사분란하게 대응했기 때문”이라며 “내게 ‘최은영 리더십’, ‘여걸’이라는 평가를 하는 건 옳지 않다”고 했다. 또 “(한진해운에) 텐진호 사건은 영웅담이 아닌 매일의 일상”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