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은행·SC제일은행, 노사갈등 해결 "쉽지 않네"
2011-07-26 16:21
(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은행권 내 노사갈등이 갈수록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외환은행 노조가 행장 출근 저지 투쟁을 벌이고 SC제일은행의 총파업이 한 달째에 접어드는 등 첨예한 대립이 지속되고 있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그간 다소 잠잠했던 외환은행 노사 갈등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외환은행 노조는 지난 25일 오전 7시께 본점 로비에 1500여명의 노조원이 모여 래리 클레인 외환은행장의 출근을 막았다.
클레인 행장이 이달 초 1조원에 달하는 고배당 결정을 하고도 아무런 해명도 없이 비난 회피차 장기 외유를 떠났다는 이유다.
외환은행 노조는 고액배당에 대한 대 국민ㆍ직원 사과, 하이닉스 추가배당 금지와 매각대금 등 이익 사내유보, 최근 법정구속된 유회원 론스타코리아 대표의 이사직 해임, 중장기 경영전략 제시 등을 사측에 요구했다.
휴가와 영업전략회의 등으로 3주간 해외에 머물렀다 이날 출근하던 클레인 행장은 할 수 없이 인근 호텔로 발길을 돌려야 했다.
클레인 행장은 출근을 가로막은 노조 관계자들에게 “고객에게 불안감을 주는 것은 어떤 상황에서도 정당화될 수 없는 행동”이라며 조기 수습을 위한 대화와 설득에 나섰다.
그는 이어 고배당 논란에 대해서도 아시아, 미주, 유럽지역 등 영업전략회의를 잇달아 연 데 따라 해외 체류가 길어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노조는 26일에도 행장 출근 저지 투쟁을 벌였다.
SC제일은행은 이날로 총파업 30일째를 맞았으나 사측과 노조의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한 채 여전히 파행을 보였다.
리차드 힐 SC제일은행장은 지난 25일 기자회견을 열어 “파업 조기 종료를 위해 노조가 빨리 협상 테이블로 돌아와야 한다”고 촉구했다.
하지만 힐 행장은 “성과연봉제는 모든 직원들에게 오히려 임금이 더 많이 돌아가는 올바른 제도이며 후선발령제도로 영향을 받는 직원은 전 직원의 최하 2%”라고 말해 노조와 시각차를 명확히 드러냈다.
이에 대해 노조는 “성과에 따른 후선발령제도는 결국 구조조정시스템”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현재 사측은 성과연봉제만 논의하는 태스크포스팀(TFT)을 꾸리고 나머지는 별도 논의하자는 입장인 반면에 노조는 TFT 안에서 후선발령제도와 명예퇴직제도 등을 모두 협상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노조는 강원도 속초의 설악동 유스호스텔에서 2800여명이 모인 가운데 파업을 지속하고 있으며 노조위원장과 홍보국장 등 원정투쟁단은 지난 23일 스탠다드차타드은행(SCB) 본사가 있는 영국 런던으로 날아가 투쟁을 진행하고 있다.
힐 행장은 빠르면 이번 주 내로 파업이 종료되길 희망한다고 밝히고 있으나 노조는 더 이상 교섭을 요구하지 않겠다며 뜻을 굽히지 않고 있어 쉽게 의견차를 좁히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SC제일은행이 여전히 넘어야 할 큰 산이 남아 있어 노사협상에 난항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