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방영덕 기자) 금융감독원이 6개 대형 카드사에서 부당발급된 것으로 의심되는 2만 여건을 찾아내 현장조사 등을 거쳐 카드사별로 책임을 물을 방침이다.
　
25일 금융당국 및 카드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3월까지 대형 카드사에서 신규발급된 346만건 중 연체기준 등에서 문제가 되는 약 2만건을 찾아냈다.
　
금감원은 이번에 발견된 의심사례를 각 카드사의 감찰 조직에 넘겨 정밀 검사하게 하는 과정을 거쳤으며, 이 결과를 토대로 늦어도 다음주부터는 해당 카드사의 현장 조사 등 검사를 통해 제재를 확정할 계획이다.
　
검사 대상은 신한, 현대, KB, 삼성, 롯데, 하나SK 등 업계의 자산확대 경쟁을 주도한 6곳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6개 카드사별로 카드발급과 관련된 서류와 녹취된 파일 등을 표본조사한 결과 6개월 정도 연체된 카드에 대해 1차적으로 추려낸 것"이라며 "이 중에는 정상발급됐지만 연체된 것도 있는 반면, 발급과정 중 관련 서류 확인 등의 미흡함으로 인해 부당 발급된 사례도 있어 면밀히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금감원은 대형 카드사가 상환능력이 부족한 고객에게 '묻지마'식으로 카드를 발급했거나 고객심사 기준을 위반한 것으로 보고 있다.
　
예컨대 카드 발급 과정 중 재직기관 확인이 허술하다거나 카드 결제능력 평가에서 부적격자가 통과되는 경우를 적발했다.
　
현재로선 6개 카드사 모두 이 같은 위법 사실이 드러나 징계를 받게 될 가능성이 크다.
　
금감원 관계자는 "검사 결과가 최종 확정되는 데에는 2~3개월 정도 걸릴 것"이라며 "부당 발급 규모에 따라 징계수위가 달라질 수 있다"고 밝혔다.
　
카드업계는 현재 금감원의 최종 검사 결과를 기다리는 입장으로 묻지마식 발급 논란에 다소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2003년 카드대란 때처럼 명의도용이나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카드 발급은 아예 불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카드사 관계자는 "요즘은 버젓한 직장이 있어도 카드사의 발급 기준에 미달이면 카드발급이 안될 정도로 까다롭다"며 "카드대란 이후 발급 시스템 상 명의도용이나 미성년자에게 카드 발급은 절대 불가능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카드 결제 능력 평가 등에서 금융당국과 시각 차이에 의해 부당발급으로 판명될 경우 고객 심사를 다시해 한도를 줄이는 등 후속 조치를 취할 계획이다. 부당발급된 카드를 아예 해지하는 방법도 있긴 하나 이는 고객들의 민원이 제기될 우려가 커 신중하게 접근하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