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처구니없는 고속철사고, 중국 전역 충격
2011-07-25 10:41
"낙뢰방지기술도 없고, 유사시 통신시스템도 작동하지 않아"<br/>베이징상하이노선 사고에 겹쳐, 철도부장 경질 여론 확산일로
(베이징=조용성 특파원) 고속철끼리 추돌해 4량의 객차가 탈선한 사고가 일어나자 "어처구니 없는 사건이 벌어졌다"는 개탄의 목소리가 중국 전역을 뒤덮고 있다.
지난달 30일 개통했던 베이징-상하이 고속철이 이미 5번의 고장이 발생한 데 이어, 23일 저녁 항저우(杭州)-푸저우간(福州)의 둥처(動車, 고속철의 전단계인 고속열차)에서 대형 인명사건이 발생하자 베이징 시민들은 물론 전국 전역에서의 비난이 빗발치고 있다. 이번 고속열차 사건 역시 베이징-상하이 고속철 고장사건과 마찬가지로 낙뢰가 원인이었다는 점에 "한심스럽기 그지없다"는 반응이다.
◆"낙뢰 대비 기술조차 없나"
베이징에 거주하는 왕쥐안(王娟)씨는 "4계절 24시간을 운행하는 고속열차가 낙뢰에 대한 대비가 없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앞으로 고속철을 절대로 타지 않겠다"고 쏘아붙였다.
웨이보(微波, 중국판 트위터) 상에도 비난은 빗발치고 있다. 네티즌들은 고속열차가 낙뢰로 인해 멈춰선 것도 문제지만 10분후 후선 열차가 고장열차를 그대로 들이받았다는 것도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 다는 반응이다.
러관(樂觀)이라는 아이디의 네티즌은 "열차가 멈춰섰으면 후속 열차도 자연히 멈춰야 하는 게 정상 아닌가"라며 "고속철 기사들에게는 핸드폰도 없나보다"고 비꼬았다.
런화(任樺)라는 아이디를 쓰는 네티즌은 시나웨이보에 "이번 사건은 중국 고속철의 현 주소를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라며 "낙뢰방지 기술은 물론 유사시 통신시스템도 갖춰지지 않은 중국의 고속철을 해외에 수출하려 했다는 자체가 나라망신"이라고 비판했다.
◆철도부장 경질 여론 거세
이와 함께 비난의 화살은 성광주(盛光祖) 철도부장에게까지 미치고 있다. 23일 사건이 발생한 직후 바로 보고를 받은 성광주 철도부장은 사건현장으로 달려와 구조대를 지휘했다. 인명구조를 완료한 이후인 24일에는 궤도복구작업을 지휘하고 있다. 그는 24일 CCTV에 출연해 "24일 오후면 고속열차 노선이 복구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중국 인민들은 웨이보상에 성 부장의 즉각적인 퇴진을 요구하고 나섰다. 특히 성 부장이 대형버스안에서 앉아서 CCTV와의 인터뷰를 진행했다는 점이 네티즌들의 분노를 샀다. 판훙(範鴻)씨는 "장관께서는 당장 에어콘이 나오는 대형버스에서 내려서 생사기로에 놓여있는 동포들을 직접 목도하시고, 사직으로 죄를 청하시오"라는 글을 웨이보에 올렸다.
중국 인터넷언론인 화메이왕(華媒網)도 "성 장관이 해임의 압박을 받고 있으며 스스로 사직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성광주 장관의 전임자인 류즈쥔(劉志軍) 역시 도마에 올랐다. 류즈쥔은 지난 2월 대규모 수뢰행위가 적발돼 철도부장에서 낙마했었다. 네티즌들은 "류즈쥔이 국가예산을 유용해 철도기술이 발전하지 않았다"고 개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