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은행들 외화유동성 특별점검
2011-07-24 17:29
(아주경제 이재호 기자) 금융당국이 국내 은행들의 외화유동성 특별점검에 나섰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최근 은행권과 공동으로 '금융기관 외화유동성 특별점검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12개 시중은행의 외화유동성 점검에 나섰다고 24일 밝혔다.
금융위에 따르면 TF 구성은 유럽 재정위기 확산 가능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미국 고용불안 심화 등 주요 선진국의 불안요인이 확대됨에 따라 유럽계 자금이탈 가능성이 높아진 데 따른 것이다.
지난 22일 열린 TF 첫 회의에서 금융위는 각 은행의 자금담당 부행장들을 불러 국제적인 불안요인에 대비해 전반적인 외화유동성 상황을 점검하고 위기 대응책을 강화하도록 주문했다.
또한 금융위는 TF 회의에서 은행들이 외환부문의 '스트레스 테스트(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한 모의실험)'의 기준을 상향 조정하고 테스트 기준을 균질화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은 아울러 은행들이 외화 안전자산과 '외화 커미티드라인(마이너스대출 성격의 금융회사 간 단기 외화차입선)'을 더 많이 확보하고 외화 관련 정보교환을 원활히 하도록 당부했다.
이같은 당국의 움직임은 김석동 금융위원장의 지시로 이루어진 것이다. 실제로 김 위원장은 지난 23일 "올해 안에 외환건전성 문제는 1번(최우선)으로 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시장에서는 이를 두고 은행 외화유동성에 문제가 생겼거나 외국계 은행을 중심으로 외화가 급격히 빠져나갈 징후가 포착된 게 아니냐는 우려도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다.
금융위가 외화자금 문제와 관련해 은행들을 부른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이다. 오는 25일 열리는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의 첫 거시정책협의회에서도 물가문제와 더불어 해외 위험요인 점검이 주요 의제로 다뤄질 예정이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국내 은행의 외화유동성이 양호하다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지난달 말 현재 잔존만기 3개월 이내 외화자산을 3개월 이내 외화부채로 나눈 `3개월 외화유동성 비율‘은 100.3%로 지도기준(85%)을 넘었으며, 다른 외화유동성 지표도 안정적인 수준이다.
외환보유액 역시 지난달 말 3천44억8천만달러로 2개월 연속 감소했지만 한은은 보유 채권의 평가손 반영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