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밀수왕 라이창싱, 마침내 송환

2011-07-24 18:43

(베이징=조용성 특파원) 중국의 거물 경제범인 라이창싱(賴昌星)이 23일 마침내 송환됐다.

라이창싱은 캐나다 항공편으로 이날 오후 베이징(北京) 서우두공항에 도착해 중국 공안에 넘겨졌다. 이로써 지난 1999년 8월 가족과 함께 캐나다로 피신했던 라이창싱의 12년 도피 생활이 막을 내렸다.

중국 정부는 라이창싱이 1994년 위안화그룹(遠華集團)을 설립해 5년간 530억 위안(약 8조 7200억 원) 어치를 밀수하고 300억위안(4조 9300억 원)의 세금을 포탈한 푸젠(福建)성 샤먼(廈門) 밀수사건의 주범이라며 지난 2007년부터 캐나다에 라이창싱을 넘겨달라고 요청해왔다.

그런 반면 라이창싱은 자신이 정치적 희생양으로 송환되면 고문을 받게 될 것이고 사형에 처해질 수 있다는 이유로 캐나다에 난민 지위 신청을 해왔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중국 매체들은 라이창싱이 이제 중국 법에 따라 재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에서 거액 밀수범 또는 사기범 등에 대해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선고받는 사례가 빈번하다는 점에서 라이창싱에 대한 중국 사법당국의 결정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중국 공안부는 성명을 내고 “라이창싱 송환은 법에 따라 범죄자를 처벌하겠다는 중국과 캐나다의 결정에 따른 것”이라며 “양국은 사법 정의와 공정한 법집행을 위한 협력을 강화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1999년 위안화사건이 터져나오자 관료들의 비호를 받던 라이창싱은 조사가 시작됨과 동시에 유유히 캐나다로 도주하는 데 성공했다. 이 사건으로 800여 명이 조사를 받고 84명이 재판에 회부돼 이 중 14명이 1심에서 사형을 선고받았다.

중국 최고위층들도 연루설에 휘말렸다. 전 국무원 공안부장 타오쓰취(陶駟駒) 부부, 리펑(李鵬) 전 전인대위원장의 아들, 상무위원인 전국정치협상회의 자칭린(賈慶林) 주석의 부인 린요우팡(林幼芳), 전 정치국 상무위원 겸 군사위 부주석 류화칭(劉華淸)의 딸 류차오잉(劉朝英)이 연계됐다는 소문이 돌았다. 하지만 이들의 연루여부는 확인되지 않은채 소문으로 잊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