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 병명 공개 논란 확대돼…SK와이번스 "중대한 프라이버시 침해다"

2011-07-21 19:13
김광현 병명 공개 논란 확대돼…SK와이번스 "중대한 프라이버시 침해다"

▲김광현 [사진 = SK와이번스 제공]

(아주경제 이준혁 기자) 프로야구단 SK 와이번스의 '토종 에이스' 김광현(23)이 과거 뇌경색으로 병원 치료를 받았다는 내용의 병명 공개 보도가 큰 논란이 되고 있다.

SK 측이 진료를 받았던 병원 두 곳에 공개적으로 질의하겠다고 공식적으로 밝힌 상황에서 해당 병원들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으며, 다수 야구팬들은 해당 보도를 한 기자를 강력 비난하면서 신상 공개도 서슴치 않고 있다.

SK 관계자는 21일 "김광현의 병명을 공개한 보도와 관련해, 조만간 해당 병원 두 곳에 김광현의 의료 기록 유출에 대한 사실 관계를 조만간 질의하겠다"라고 밝혔다.

SK는 김광현의 상세한 의료 기록이 공개됐다는 점에 특히 주목하는 모습이다.

해당 보도를 보면 "21일 새벽 4시를 전후해 안면근육 경련과 오른팔 마비, 구토 등의 증상을 보여 인근 인하대병원 응급실에서 MRI(자기공명영상) 촬영 등 검진을 받았다", "당시 검진 결과, 김광현은 뇌혈관의 일부가 혈전에 의해 막힌 상태였으며, 영상 진단을 통해 뇌졸중이라는 사실을 확인한 직후 구단관계자에 의해 삼성서울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받았다", "워낙 민감한 부위여서 의료진은 ‘지속적인 치료 및 안정 가료’와 ‘혈전용해제 등 약물 투여’를 처방했으며, 이후 올해까지도 외래 치료를 받았다", "심장의 문제 부위에서 생성된 혈전이 혈관으로 유입돼 떠돌다가 뇌혈관을 막아 뇌경색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등 초기 증상, 검진 과정·결과, 발병 원인, 처방 내용 등에 대해 상세한 설명이 기재돼 있다. 

더욱이 해당 기사는 '의학 전문기자'가 송고한 단독 기사라 논란이 크게 일었다.

이에 SK 측은 "두 병원이 김광현의 병명 등 진료기록을 공개한 것은 '의료법 19조 비밀누설 금지 조항'에 근거해 위법"이라며 "법적 대응은 추후 판단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의료법 제19조(비밀누설 금지)는 '의료인은 이 법이나 다른 법령에 특별히 규정된 경우 외에는 의료·조산 또는 간호를 하면서 알게 된 다른 사람의 비밀을 누설하거나 발표하지 못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만약 이를 위반할 경우 의료법 제88조(벌칙)에 의거 3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법조계 또한 "만약 뇌경색 소식이 누설됐다면 법 적용이 가능하다"는 견해가 다수다.

다만 처벌을 위해서는 피해를 보게 된 당사자의 고소가 필요하다. 이 때문에 SK는 법적대응의 문제는 김광현 본인에게 맡기고 그의 의견을 존중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해당 병원들은 의료기록 누출 의혹과 관련한 입장은 유보하겠다는 식으로 발표하면서도 '사실무근'이라는 입장만은 분명하게 발표하는 모습이다. 또한 "정보유출 경로도 병원과 무관하다"라는 주장도 펴는 상태다.

이와 관련 의료계 관계자는 "진실 여부가 명확히 밝혀지지 않는다면 병원도 부담이 크다. 신뢰 문제이기 때문이다"라면서 "향후 스포츠 스타를 비롯 유명 인사는 물론 다수 시민이 민감한 병일 경우 해당 병원에 불신을 갖고 찾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다만 해당 병원에서 정보가 유출되지 않은 것이 확인되면 병원은 이번 논란의 희생양이 될 가능성이 꽤 높다"며 "본래 밝혀져서는 안 될 사안이지만 이미 밝혀진 이상 어떻게 밝혀졌는 지는 명확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