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기술로 환경선진국 문 연다
2011-07-15 16:05
(아주경제 권석림 기자) 녹색성장을 통해 환경선진국으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국가 연구개발(R&D)사업 및 기술개발 전 과정에 걸친 탄소배출 정도, 에너지 효율, 자원효율성 등을 종합한 접근방법에 대한 평가수단 발굴이 필요하다.
기술녹색도 연구사업은 국가 연구개발과제 추진시 사전에 녹색도를 활용해 저탄소 녹색성장 기여도를 평가하겠다는 목표로 추진됐다.
이를 통해 연구개발 예산의 전략적 배분, 미래에 추진해야 할 녹색기술 발굴 및 녹색산업 육성에 적극 활용해 나간다는 것이다.
기술녹색도 연구가 완성되면 R&D사업의 기술녹색도를 미리 평가해 해당 사업이 환경문제 등에 어떠한 영향력이 있는 지를 사전 평가, 지원되는 예산 등을 효율적으로 배분시킬 수 있다.
한정된 예산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빠른 친환경 경제성장도 이룰 수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달 청와대에서 열린 대통령 직속 녹색성장위원회 및 국가건축정책위원회 공동 보고대회에서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는 건 기후변화에 따른 지구의 재앙을 막는데 꼭 필요하다”며 “우리나라가 녹색성장을 주도하는 나라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후변화의 대비가 세계 모든 나라 공통의 과제임을 지적한 것이다.
정부는 지난 4월 ‘신성장동력 강화전략 보고대회’를 통해 박막태양전지 기술 등 10대 전략프로젝트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범부처 차원의 10개 프로젝트를 선정, 예산과 인력 등 패키지 지원으로 조기에 성과를 창출하겠다는 것이다.
총리실에서 각 부처가 제출한 프로젝트 후보 안을 기초로 10대 프로젝트 선정 작업을 진행 중이며 오는 9월 구체적인 내용이 나올 계획이다.
◆ 기술녹색도의 해외 평가사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는‘녹색성장 측정지표’가 있다.
주요내용은 생산, 소비의 환경 성과와 녹색성장을 촉진하는 정책수단 및 혁신 활동 등이다.
녹색성장이 실제로 환경부하를 저감하고 환경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는지를 측정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OECD는 환경을 개선하는 것이 국민 삶의 질 향상과는 어떤 상관관계를 지니는지를 분석한다.
OECD 녹색성장 측정지표의 기본체계는 OECD를 비롯해 국제에너지기구(IEA) 등 여러 국제기구에서 시도한 연구들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정책적 관련성·분석적합성·측정가능성 등을 토대로 생산·소비·환경을 결합한 지표 체계의 틀을 갖추고 있다.
미국의 ‘그린화학 평가방법’은 세계 최초로 실시한 그린화학 프로그램이다.
그린화학은 궁극적으로 ‘화학적 원리를 이용해 화학제품을 설계·생산·활용하는 과정에서 유해물질의 사용이나 생성을 감소시키거나 완전히 제거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그린화학 평가 방법은 미국의 환경청(EPA)에서 ‘인간의 건강화 환경에 유해한 물질의 이용·발생을 저감 또는 제거하기 위한 화학 공정 또는 제품의 디자인·개발·이행’으로 그린화학을 정의한다.
전담기관은 그린화학연구소(GCI)로 미국 환경청(EPA)의 그린화학 관련 활동인 수상제도와 교육활동 등을 지원하고 국제교류 및 기업의 그린화학 도입 등을 촉진하기 위한 활동들을 수행하고 있다.
그린화학기술은 폐기물의 감소 및 사후 처리에 요구되는 비용의 절감, 안전한 제품 생산, 에너지와 자원 이용 절감, 화학물질 제조사 및 고객의 경쟁력 향상 등과 같은 효과를 가지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일본의 ‘그린화학 프로그램’은 그린&지속가능화학(GSC)으로 명명하고 일본 화학혁신연구소(JCII) 주도로 2000년부터 그린화학네트워크(GSCN)를 구축했다.
GSCN은 연구개발 추진·지원, 교육, 국제교류 등의 활동 뿐 아니라, 연구개발 촉진을 위해 과제 제안, GSC 포상, 정보시스템 구축 등 다양한 활동을 수행하고 있다.
국내 사례로는 ‘국방과학연구소의 기술녹색도 평가방법’이 있다.
국방녹색기술 연구개발의 기술적 및 상업적 성공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기술녹색도 평가모델 개발 필요성에 의해 개발·도입된 것이다.
경제성장효과와 녹색효과를 고려한 포트폴리오 분석 즉, 녹색성장 기여도 분석을 통해 과제별 투자방향을 결정하는데 기초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
◆ 향후 과제
기술녹색도 평가방안에 대한 연구가 한창인 가운데, 이러한 평가방법을 체계적으로 뒷받침해 줄 수 있는 데이터베이스(DB) 구성방안 마련 및 활용체계를 구체화하는 연구과제가 남아있다.
STEPI는 기술녹색도를 평가하는데 있어서 평가대상 기술이 연관되는 산업들의 녹색성과 뿐만 아니라 해당산업들의 시장규모까지 고려할 방침이다.
정확한 파급효과를 고려한 기술녹색도를 도출해내야 정부 정책 및 투자우선순위결정에 적용하는 활용성을 높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국가연구개발사업의 과제별 자료 입력을 통해 기술녹색도 평가 및 분석을 수행할 수 있는 자동화 평가시스템도 개발할 예정이다.
세부 과제별 기획·선정·성과관리 단계에 각각 적용하고, 적용 결과로서 도출된 문제점을 토대로 평가방법론 및 각종 DB, 자동화 평가프로그램 등을 보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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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인터뷰> 박건우 STEPI 연구원
“기술녹색도 평가방안은 정부에서 투자하는 R&D사업에 정책적 및 법적으로 적용해야 한다.”
박건우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연구원은 기술녹색도는 환경경제효율을 향상시킬 수 있는 녹색기술 개발 및 보급, 녹색제품 정보망 구축·운영, 녹색정책을 뒷받침하는 기술·제품 발굴 등 친환경적 녹색경제 종합관리 시스템 구축의 사전 작업으로 매우 중요성을 가진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 연구원은 “기후변화협약이행에 따른 세계 각국의 온실가스감축노력과 녹색성장정책이 강화되고 있지만 정작, 우리나라는 아직 ‘기술녹색도’의 개념조차 없다”며 “저탄소 녹색성장 비전 실천이 중앙정부 차원에서 이뤄지고 있는데, 전국의 지방정부도 참여하는 총체적 녹색기술개발 대책 마련에 녹색기술도가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기술녹색도는 이 같은 문제점을 극복하고 녹색산업 연구개발(R&D)의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기술의 ‘녹색도(Degree of Greening)’ 개념을 도입해야 한다는 취지로 지난해 STEPI가 처음 만들었다.
박 연구원은“R&D기술 개발에 나서기 전에 이 기술이 저탄소녹색 패러다임에 맞는지 녹색기술도를 통해 미리 파악, 평가하면 환경문제 미대응 또는 부적정 대응에 따른 지불비용을 대폭 감축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각 부처에서 추진 중인 다양한 국가 연구개발사업의 경쟁과제 및 기존의 녹색기술범주에 포함되고자 하는 과제 및 사업 등에 대해 기술녹색도를 사전에 평가해 기술녹색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곳에 국가연구개발 예산이 자연스럽게 흘러갈 수 있도록 함으로써 녹색기술개발을 위한 예산배분의 효율성을 제고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기술과 산업을 연계하면 파급효과가 상상을 초월한다.
박 연구원은 “기술녹색도를 기술과 산업을 연계해 특허 등을 포함한 녹색기술이 어떠한 산업과 연관돼 있는지, 어떠한 산업으로 활용되고 있는지 분석하게 되면 해당 사업을 추진하기 전, 미래의 불확실한 R&D사업은 사전에 차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즉, 특정기술을 연구하거나 특정제품을 개발하려할 때 사전 또는 사후에 적용시 환경 및 경제적으로 개선효과를 미리 수치로 명확하게 알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아직 우리나라는 그러한 방법과 기준조차 없다”며 “정부가 추진하는 녹색 신기술을 융합한 친환경 녹색개발에 있어서도 큰 역할을 담당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에 있어서 애착도 남달랐다.
박 연구원은 “매년 2억원의 연구비를 지원받고 있다”며 “연구비 지원의 많고 적음을 떠나서 우리나라가 녹색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는 데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연구라는 것은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이다. 기술녹색도 평가방안은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추진하는 연구인 만큼, 연구에 대한 신뢰성을 높여나가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