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상반기 북한경제, 환율급등 여파로 식량가격 상승"

2011-07-06 15:54
화폐개혁·연평도 포격 영향으로 환율 크게 급등…쌀 가격 폭등<br/>대중 수출 규모 크게 증가…북중무역 의존도 심화

(아주경제 이미호 기자) 올해 상반기 북한경제는 대북지원을 전면 중단하는 우리 정부의 5.24조치와 이에 따른 남북관계 악화, 환율 급등과 식량가격 상승 등으로 부진을 면치 못했다.

특히 환율 급등은 시장 식량가격 급등으로 이어져 북한 주민들의 실생활은 앞으로도 악화일로를 걸을 전망이다.

6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월간 ‘KDI 북한경제리뷰’ 6월 특집호를 발간하고 올해 상반기 북한경제 동향을 상세히 분석했다.

우선 5.24조치로 가장 눈에 띄게 감소한 것은 대(對)남 수출액.

대남 수출액은 지난해 1~5월 월평균 4000만달러에서 6~12월 월평균 2000만달러로 줄었고 올해 1~4월에는 100만달러까지 크게 감소했다.

반면 대충 수출액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의 월평균 대중 수출액은 지난해 1~5월 5000만달러에서 6~12월 1억3000만달러로 껑충 뛰었다. 올해 1~4월에도 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KDI는 북한 대중 수출이 대남 수출을 대체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예를 들어, 북한은 지난해 6~12월 총 186개를 중국에 새로 수출했는데 이 가운데 한국과 거래가 있었던 제품은 고작 21개 품목에 불과했다.

또 모래와 마늘 등 77개 대남 주력 수출품이 여전히 중국에 수출되지 않았다는 점도 근거로 들었다.

KDI는 중국에 대한 수출의존도가 심해지고 수출 품목이 특정품목에 한정돼 있다는 점도 북한경제의 취약요인으로 꼽았다.

지난해 북한의 대외무역규모는 국제연합(UN)의 대북제재, 우리 정부의 5.24조치에도 불구하고 19.5% 증가한 60억8500만달러(남북교역 포함)을 달성했다.

무엇보다 북중무역이 29.3% 증가(전년 대비)했기 때문인데 북중무역이 북한 전체 대외무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09년 52.6%에서 2010년 56.9%로 점점 커지고 있다는데 주목해야 한다.

게다가 수출 품목이 특정품목으로 한정돼 있는 등 앞으로 북한의 대중의존도는 더욱 심화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밖에도 환율의 경우, 지난 3월 이후 매우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의 시장 환율은 2009년 말 화폐개혁이 실패하면서 이듬해인 2010년 1~3월중 급등세를 보였다. 또 그해 12월에는 연평도 포격사건 이후의 불안감을 반영, 두 배 가량 폭등했다.

문제는 이러한 환율 급등이 식량가격 급등으로 이어져 주민들의 삶을 어렵게 한다는데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 상반기까지 북한 시장의 쌀 가격은 킬로그램(kg) 당 500~600원 수준에서 최고 2000~2200원 정도로 3배나 급등했다.

주요 산업부문에서도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북한은 올해를 ‘경공업의 해’로 선언, 전년 대비 예산을 12.9% 늘리고 경공업 공장을 현대화·과학화 하는 등 생산을 독려했으나, 올해 1분기 경공업 부문 공업 총생산과 식료일용공업의 생산이 전년 대비 각각 6%, 16% 증가하는데 그쳤다.

한편 KDI는 오는 하반기 북한경제 역시 부진을 면치 못할 것으로 판단했다.

KDI는 “2000년대 중반 이후 실물경제가 전반적으로 하강하는 추세에 놓여 있는데다가 5.24조치와 남북관계 악화에 다른 대외부문의 악재가 겹쳐 있다”며 “하지만 북한당국이 기존에 보유한 모든 자원을 일시에 경기진작 요소로 쏟아 붓거나 해외로부터 일정한 자원을 유입할 수 있다면 반짝 회복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