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현철 기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28일 검찰의 수사 지휘권 문제를 ‘대통령령’ 규정 사항으로 한다는 내용의 성과를 얻어낸 데에는 일선 경찰 토론회가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29일 경찰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
　
　일선 경찰은 지난 20일 도출된 검·경 수사권 합의안이 통과되는 요로 중 하나인 국회 법사위를 정조준해 합의안 도출 과정에서 실리를 얻어내려 했다.
　
　국회 법사위가 28일에 열린다는 점을 감안해 24일 밤부터 다음날 새벽까지 밤샘 토론회를 열어 경찰 내 반발 기류를 대외에 널리 알린 것이다.
　
　일선 경찰은 토론회에서 논의된 의견을 대학교수와 학생, 전직경찰, 현직 경찰가족, 시민과 경찰청 노조 등이 연대한 청원서 형태로 담아 법사위 전체회의 하루 전인 27일에 16명 법사위 의원 모두에게 전했다.
　
　토론회 종료 이틀 만에 국회로 전달된 청원서에는 전국 대학 형사법·경찰(행정)학과 교수 57명, 대한민국재향경우회, 전국대학경찰학·경찰행정학과학생연합, 경찰 수사권 독립을 지지하는 전국경찰·해경 가족·시민연합 등 총 3899명의 서명이 포함 됐다.
　
　현직 경찰관 약 2000여명의 서명도 있었지만 공무원 신분임을 감안해 청원서에 넣지 않았다.
　
　일선 경찰들은 당초 예정됐던 대국민성명 등으로 전선을 넓히기보다 법사위 의원에게 청원서를 내거나 해당 의원 홈페이지와 트위터 등에 댓글을 다는 방식으로 의견을 전달했다.
　
　조현오 경찰청장 등 경찰 수뇌부에 대한 성토는 크게 절제하고 주말이나 야간 등 근무외 시간을 활용해 토론회에 참가해 ’집단행동‘에 대한 시선을 피하고 `부정적인’ 이미지를 최소화 하는데 노력했다.
　
　경찰 관계자는 “2005년 수사권 조정 때 이후 경찰 내에서도 많은 반성이 있었다”면서 “제복을 입은 경찰로서 본분을 지키는 가운데 수사권 독립을 위해 한 걸음씩 더 나가자는 데 의견 일치가 있었다”고 말했다.
　
　또 “수사권 독립 등을 원론적으로 주장하는 경찰들도 상당수 있지만 경찰 내부 게시판에 게시글 수가 많지 않고 ‘부족하지만 일보 전진했다’는 시각이 주류를 이룬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