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세계최대 반도체 구매기업 등극
2011-06-29 07:33
아이폰과 아이패드 수요에 힘입어 애플이 사상 처음으로 세계 최대 반도체 구매기업 자리에 올랐다.
29일 시장조사 전문기관인 아이서플라이에 따르면 애플의 지난해 반도체 구입액은 2009년 97억달러보다 79.6% 증가한 175억달러로, 세계 10대 반도체 구입업체 가운데 1위로 집계됐다.
나머지 2~10위는 휴렛 패커드, 삼성전자, 델, 노키아, 소니, 시스코, 파나소닉, LG전자, 도시바 등 순이다.
애플이 반도체 시장에서 구매 1위를 차지하기는 이번이 처음으로, 2009년에는 휴렛 패커드와 삼성전자에 이은 3위였고 2008년에는 6위에 불과했다.
아이서플라이는 “애플이 반도체 시장에서 지배적 위치를 차지할 수 있었던 것은 무선통신기기의 비약적 성장 때문”이라며 “아이폰과 아이패드가 다량의 낸드 플래시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애플이 낸드 플래시 세계 시장에서 압도적 시장 지배자의 위치를 차지했다”고 설명했다.
아이서플라이는 올해도 애플이 이 같은 시장지배적 위치를 더욱 강화, 2위인 휴렛 패커드와 구매 격차를 지난해 24억달러에서 올해는 75억달러까지 벌릴 것이라고 예측했다.
아이서플라이는 또 애플과 휴렛 패커드는 수년간 컴퓨터 시장에서 싸워왔지만, 최근 반도체 소비 패턴을 보면 양사간 격차가 확연히 드러난다고도 지적했다.
이러한 구조 차이가 결국 애플과 휴렛 패커드의 실적 차이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실제 지난해 스마트폰 시장은 전년 대비 62%, 태블릿 시장은 900% 각각 성장하며 애플의 수익 증가로 이어진 반면, 세계 PC시장은 단지 14.2% 성장하는 데 그쳐 휴렛 패커드의 부진을 초래했다는 것이다.
아이서플라이는 또 “애플의 힘은 아이튠스를 통해 제품과 사용자간의 강고한 에코 시스템을 만들어낸 데 있다”며 “이 때문에 대부분 사용자들이 애플 제품을 계속해서 사용하는 반면, 전통적인 PC사업자들은 이 같은 에코 시스템을 만드는 데 소홀했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충성도가 현저히 떨어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