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희준 기자) 외환카드 주가조작 사건의 파기 환송심 공판은 첫날부터 검찰과 변호인 측의 날선 대립으로 시작됐다.

특히 외환카드 주가하락의 원인이 된 '감자발언'의 고의성 여부가 쟁점이 됐다. 하지만 대법원 파기환송판결을 뒤짚을 새로운 증거는 제시되지 않았다.

16일 서울고법 형사10부(부장판사 조경란)는 이날 오후 유회원 론스타코리아 대표의 외환카드 주가 조작 사건과 관련한 파기환송심 첫 공판을 열었다.

이날 재판에는 또한 같은 혐의로 외환은행과 LSFKB 홀딩스의 대리인인 강철수 법무부장과 김성희씨 및 변호를 맡은 변호인들이 함께 했다.

이날 재판의 쟁점은 외환카드 주가조작의 원인이 된 2003년 11월 유회원 론스타펀드 측 외환은행 사외이사의 감자발언이 주가조작의 계획적인 과정인지 여부였다.

앞서 고등법원의 무죄판결을 파기환송한 대법원은 "유씨 등이 외환은행 이사회에서 감자를 고려하고 있다는 내용을 언론에 공표하는 것만으로도 외환카드 투자자들이 주식 투매에 나서 주가가 하락할 수 있다는 점을 알고 있었고 발표를 모의했다"며 "실제로 이사회 개최일(2003년 11월20일) 오전 5400원이던 주가는 감자 없는 합병 방침이 알려지기 전날(2003년 11월26일)까지 2천550원으로 급락했다"고 판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이날 변호인 측은 공판 모두에서 유씨가 당초 외환카드의 감자의사가 있었으며 단지 적극적인 의지가 없었을 뿐이라는 논지를 주장하며 피고인의 고의성을 언급한 공소장 내용을 수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검찰 측은 해당 변론은 이미 대법원의 판결 전에 충분히 고려된 사항이라고 일축하며, 4년 반 전부터 이번 사건에 대한 심층적인 조사로 이미 주가조작의 치밀한 계획성이 드러났다고 반박했다.

이에 조경란 부장판사는 “피고인의 고의성 여부는 이미 대법원 심리에 충분히 반영된 사항"이라고 언급하며 "대법원 판시에 대한 변론에 집중할 것"을 주문해 일단 검찰의 손을 들어줬다.

이에 변호인 측은 새로운 증거자료는 공소장 내용에 따라 판단하겠다고 언급하며 대신 그간의 방대한 자료를 새로운 시각으로 정리해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변호인 측은 리차드 웨이크 전 외환은행장과 노엘 플라버니 자야 전 씨티은행 임원을 주요증인으로 채택했다.

한편, 이번 재판 말미에 방청석에서 대기 중이던 외환카드 해고자인 장화식씨가 피해자 진술을 신청해 10여분동안 피고인 유씨의 부도덕성을 지적했다.

재판 시작 30분 전 외환은행 노조는 법원청사 밖에서 론스타를 비난하는 성명을 발표하며 시위를 벌였다. 다음 공판은 7월 21일 오후에 속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