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정부 질문] 여야, 경제정책 실패 '질타'… 저축銀폭로'소강'

2011-06-08 07:39

(아주경제 김유경 기자) 저축은행 사태를 둘러싸고 무차별 폭로전을 펼치던 여야가 잠시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청와대가 국회의 대검 중수부 폐지 방침에 반대함에 따라 사태의 초점이 중수부 폐지 여부로 옮겨졌기 때문이다.

7일 열린 경제부문 대정부 질문에 나선 의원들도 정치 현안을 둘러싼 의혹 제기보다는, 물가·양극화 등 정부의 경제정책 실패를 강하게 비판하며 민심달래기에 나섰다.

◆ 여야 "경제정책 잘못됐다"… '한목소리'

이날 김황식 국무총리와 박재완 기획재정부장관 등을 상대로 실시한 경제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여야 의원들은 감세·물가불안·양극화 등을 정부의 경제정책 실패 사례로 꼽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한나라당 김태원 의원은 "지난 2008년 정부가 특별관리하겠다고 밝힌 52개 주요 생활필수품의 물가 상승률이 지난 4월 현재 4개월 연속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웃돌고 있고, 특히 52개 중 40개 가격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올랐다"며 정부의 물가관리 실패를 문제 삼았다.

같은 당 배영식 의원도 "감세정책으로 혜택을 본 대기업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천문학적 수준이지만, 투자와 소비확대 효과는 거의 없었다"며 "이제라도 추가감세를 철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학등록금을 비판하고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도 잇따랐다.

한나라당 정태근 의원은 "고등교육비용의 정부부담 비율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인 국내총생산(GDP)의 1%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계획을 2020년에서 2015년으로 앞당겨야 한다"고 주장했고, 오제세 민주당 의원도 "대학등록금의 적정수준이 얼마인지 조사하고, 정부와 대학이 함께 참여하는 '대학등록금 책정위원회'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 저축은행 책임 공방은 '잠잠'

6월 임시국회를 뜨겁게 달궜던 저축은행 사태를 둘러싼 책임 공방은 이날도 계속됐으나 강도는 떨어졌다.

한나라당 이진복 의원·민주당 이강래 의원 등 일부 의원들이 전·현 정권의 책임을 둘러싼 '네 탓 공방'을 벌이긴했지만, 이전과 같은 원색적 공방은 오가지 않았다.

오히려 여야 모두 지나치게 앞서 간 의혹을 수습하고, 여태껏 제기된 각종 설에 대한 책임을 묻는 등 파장을 갈무리하기 바빴다.

한나라당 박근례 전 대표도 회의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동생 지만씨의 저축은행 비리 연루설에 대해 “본인이 아니라고 밝혔으니 끝난 것”이라며 “본인 일이니, 본인이 제일 잘 알지 않겠는가”라고 해명했다.

민주당 역시 이날 성명을 통해 김진표 원내대표가 부산저축은행 사태에 연루됐다고 폭로한 한나라당 신지호 의원을 허위사실 유포로 국회 윤리위원회에 제소, 의혹 확대를 가로막았다.

이는 전날 청와대가 국회 사법제도개혁특별위원회(사개특위) 검찰관계법소위의 중수부 수사기능 폐지안에 사실상 반대하며, 사태의 핵심이 '책임론'에서 '검찰수사'로 변화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