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정부 질문] 저축銀공방, 여야 '폭로'와 '설'로 확전 양상
2011-06-02 18:17
(아주경제 김유경 기자) 6월 임시국회 본게임이 시작된 2일. 대정부 질문에 나선 여야 의원들은 시작과 함께 각종 폭로와 루머성 발언을 쏟아내며 난타전을 벌였다.
거친 공방의 본질은 저축은행 사태의 연루 여부. 선공에 나선 한나라당 의원들은 전정권 책임과 현 야당 의원들의 연루 가능성을 지목했고, 이에 맞선 민주당 의원들은 유착 관계의 폭과 깊이를 넓혀가며 현 정권에 대한 전방위적인 공격에 나섰다.
한나라당 신지호 의원은 “부산저축은행그룹의 캄보디아 PF대출사업 막후에는 민주당 김진표 원내대표가 깊이 개입했다는 제보를 현지 경제인들로부터 수차례 받았다”며 포문을 열었다.
신 의원은 “김 원내대표가 2007년 3차례 캄보디아를 방문했고, 이중 한번은 부산저축은행 김양 부회장과 체류기간이 겹친다”며 “부산저축은행의 가장 큰 부실은 캄보디아로 노무현 정권의 핵심인사들과 관계가 있다는 게 정설”이라고 말했다.
이는 박지원 전 원내대표에 이어 민주당의 실세를 공격해 사태의 책임을 분산하고, 야당의 공세를 늦추겠다는 의도의 발언이다.
한나라당 이명규 원내수석부대표도 이날 비상대책위 회의에서 “박지원 의원은 지난 4월 상임위에서 감사원장이 개인기업을 왜 감사하느냐고 따졌는데, 누군가로부터 부탁을 받았을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차명진 의원 역시 “박지원씨는 과거 권력형 비리를 저질렀고, 이번에도 보해저축은행 구명로비 의혹을 받고 있는 사람”이라며 민주당 저축은행 진상조사 위원장직에서 물러날 것을 촉구했다.
민주당은 이에 대해 현정권의 의혹을 더욱 증폭시키며 강공으로 맞섰다.
민주당 이석현 의원은 “저축은행 부실의 뒷면에는 저축은행을 비호한 권력 실세들이 있다”며 “삼화저축은행은 위기에 처해 있을 당시인 지난 1월 ‘청담동 한정식집 회동’ 이후 우리금융지주에 성공적으로 인수돼 살아났다”고 의혹을 증폭시키며 맞불을 놨다.
이 의원은 또 “현 정부는 3년간 묵히다 왜 이제와서 과거 정권 책임으로 돌리는가”라며 “저축은행의 끈질긴 로비와 실세들의 개입으로 여기까지 왔다. 정부는 부실정리를 못하게 한 몸통이 누구인지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이날 오전 열린 고위정책회의에서 박영선 정책위의장이 우리금융지주의 삼화저축은행 인수 건을 지적하는 등 저축은행 사태를 현 정권의 비리와 정·경 유착, 낙하산 인사 등으로 넓혀 확전할 뜻이 있음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