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림사’의 고장 덩펑시
2011-05-31 15:45
(아주경제 홍우리 기자) 허난(河南)성 성 정부 소재지 정저우(鄭州)를 출발해 한 시간 가량 달려 덩펑(登封)시에 도착했다.
중국의 5대 악산(岳山, 명산. 과거 중국은 높고 큰 산을 ‘악’이라 불렀음)의 하나로 손 꼽히는 쑹산(嵩山) 산기슭에 자리잡은 덩펑은 달마의 수행지이자 중국 무술의 요람 소림사로 유명세를 타며 주요 관광도시로 급부상했다.
소림사, 쑹양서원 등 쑹산 일대의 역사 유적지들은 현재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어 있다.
484년에 지어진 쑹양서원(崇陽書院, 숭양서원)은 웨루서원(岳麓書院, 악록서원), 바이루둥서원(白鹿洞書院), 잉톈서원(應天書院)과 함께 송(宋)대 4대 서원으로 꼽히고 있다.
쑹양서원은 청나라 말기까지 인재 양성기관으로 사용되었으며 우리나라의 성균관과 비슷한 역할을 담당했다.
쑹양서원 현판.
서원 외부의 문을 지나 십여 개의 계단을 지나 쑹양서원 현판이 걸린 대문으로 들어선다. 뜰 가운데 작은 돌계단이 놓여있고 남에서 북으로 셴성뎬(先聖殿, 선성전), 강당 다오퉁츠(道統祠, 대통사), 창슈위안(藏書院, 장서원)이 들어서 있다.
쑹양서원 현판이 걸린 문을 지나면 돌계단이 나온다. 이를 지나 공자상을 모셔둔 셴성뎬으로 들어간다.
돌계단 왼쪽 뜰에는 수령 4500년의 측뱅나무 두 그루가 장엄함을 뽐내고 있다. 본래 세 그루로 대장군, 이장군, 삼장군으로 불렸으나 삼장군은 명(明) 말기에 훼손되어 지금은 볼 수가 없다.
수령 4500년의 측뱅나무는 중국에서 가장 오래된 나무다.
▲소림사(少林寺)
선종(禪宗)의 초조(初祖)로 불리우는 달마대사가 530년부터 9년간 좌선한 곳으로 알려져 있으며 1982년 이연걸 주연의 영화 소림사가 흥행한 이후 유명세를 타게 되었다.
소림사 입구.
중국의 상징답게 소림사는 그 정문부터 수많은 관광객으로 붐볐다.
입장권을 판매하던 소림사의 직원은 절 내부에서 추가 검사가 있으니 표를 버리지 말라고 당부했다.
정문을 지나 절로 향하는 길에 무림고수를 꿈꾸는 어린 학생들이 훈련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붉은 색 옷을 입은 학생들은 나이에 따라 다른 난이도의 무술을 연마하는 듯 했다. 30도가 넘는 무더운 날씨에도 훈련에 여념이 없었다.
셔틀버스를 타고 10분 정도 달려 소림사에 도착했다.커다란 나무들이 절 내부로 향하는 길에 그늘을 만들어줬다. 중국 전역과 해외 각국에서 몰려든 인파로 소림사 내부는 발 디딜 틈이 없었다. 게다가 너도나도 부처님 공덕을 기리며 향을 피운 탓에 절 구석까지 향 냄새가 배어있는 듯 했다.
향 연기로 자욱한 대웅전.
소림사 대웅전 내부.
구름 떼 같은 사람에 떠밀려 절 구경은 한 듯 만 듯 하고 소림사 관광의 ‘백미’인 무술공연장으로 향했다. 소림 무술의 시초에 대한 사회자의 설명에 이어 십여 명의 무승이 등장, 소림무술의 진수를 선보였다. 당낭권 등 중국 전통 권법과 쇠 막대 부러뜨리기, 바늘로 유리를 뚫고 풍선을 터뜨리는 ‘묘기’도 함께 감상할 수 있다.
소림 무술 공연.
▲선종소림음악대전
덩펑시 관광의 으뜸으로 선종소림음악대전을 꼽을 수 있다. 해발 1400m 협곡의 나무와 물과 돌을 무대 삼아 빛과 음악을 이용해 선종의 정신과 소림사의 무술세계를 예술로 승화시켰다.
쑹산 그대로를 배경으로 인공미를 최대한 배제하고 출연진만 700여 여명에 달한다고 하면 그 웅장함을 짐작할 수 있을까.
청명한 종소리로 다소 엄숙하게 시작한 공연은 때로는 장엄하게, 때로는 활기찬 분위기를 연출하며 보는 이들의 눈과 귀를 자극했다. 신비스러운 분위기에 다채롭고 화려한 소림무술이 더해지며 공연장 분위기는 최고조에 달했다. 야광 옷을 입은 배우들이 하늘을 날아다니며 칼 싸움을 벌이기도 하고 무대를 가득 메운 승려들은 눈부신 봉 술을 선보이기도 한다. 귀여운 동승과 새침한 소녀들이 다리에서 만나 안절부절 애태우는 모습은 관람객의 마음까지 설레게 한다.
자연의 위대함과 쑹산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는 공연은 하루 한번, 저녁 8시부터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