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자를 바꾸는 차’ 쏘나타 하이브리드

2011-05-30 10:42
<시승기> 몰아보니 연비 ℓ당 7~24㎞ 들쭉날쭉

강원도 일대를 달리고 있는 쏘나타 하이브리드 모습. (사진= 주간한국/임재범 기자)
(아주경제 김형욱 기자) 하이브리드 자동차가 높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 기존 가솔린차에 비해 월등히 높은 연비 때문이다. 도심에서는 주유비 ℓ당 2000~2200원 선이다. 주유비 ℓ당 1700원 돌파에 노심초사했던 게 불과 3년 전이다.

동일한 성능의 ‘쌍둥이’ 현대 ‘쏘나타 하이브리드’와 기아 ‘K5 하이브리드’가 이달 초 출시했다. ▲3000만원대 전후 가격 ▲중형 ▲국산이라는 점에서 ‘나도 한번 사볼까’란 고민을 하게 만든다. 실제 소비자에 성능 검증이 안 된 ‘최초’란 점이 부담이지만. 소비자의 하이브리드 차량 궁금증 해소를 위해 강원도 일대에서 쏘나타 하이브리드를 타 봤다.

모든 차의 실연비는 운전자 마음먹기에 달렸다. 공인연비는 숫자에 불과하다. ℓ당 13㎞인 쏘나타를 막 몰면 그 절반에도 못 미친다. 정체 같은 불가항력적 요소를 더하면 ℓ당 5㎞ 이하로 낮아진다. 반대로 잘만 몰면 공인연비급, 혹은 그 이상의 연비도 낼 수 있다.

강원도 동해안 일대 7번 국도를 시승하던 중 계기판 모습. 이날 약 60여㎞ 구간을 시속 60㎞로 정속 주행한 결과 23.9㎞/ℓ의 연비를 기록했다. (사진= 김형욱 기자)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편차는 이보다 크다. 공인연비 ℓ당 21.0㎞인 쏘나타 하이브리드의 실연비는 주행 습관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이날 40여 시승단의 최고 연비는 ℓ당 24㎞, 최저연비는 불과 ℓ당 7㎞이었다. 물론 이는 극단적인 연비 운전 혹은 과격한 주행의 결과다. 통상적인 주행으로는 ℓ당 13~17㎞의 연비가 나온다. 그럼에도 습관에 따른 효용성은 가솔린 차에 비해 크다.

요컨데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연비 운전을 할수록 효용가치가 높아진다. 가솔린차와의 연비 차이는 주행 습관에 따라 두 배 이상 차이가 날 수도, 별 차이가 없을 수도 있다. 이는 얼마나 빨리 이 차량 가격의 ‘본전’을 뽑을 수 있는지 결정한다. 이 차량은 가솔린 모델보다 430만원(등록비 포함한 실구매 가격차는 300만원대 초반) 가량 비싸다. 연 100만원 절감시 3년이면 본전이다.

쏘나타 하이브리드의 가장 큰 디자인 변화는 앞·뒤 램프다. LED 램프 탑재로 디자인 차별화 뿐 아니라 전력소비도 줄였다. (사진= 김형욱 기자)
주행 성능을 크게 기대할 순 없다. 2.0ℓ 가솔린 엔진(150마력)과 30kW(41마력)이 병렬식으로 연결 산술적으로는 191마력의 힘을 낸다. 최고시속도 190㎞까지 나온다. 시속 100㎞면 현저히 힘이 떨어지는 기존 ‘도심형’ 소형 하이브리드 모델과는 차별화 된다. 하지만 거기까지다. 가속력 등 체감 주행성능은 한단계 낮은 준중형급이다. 무엇보다 성능을 위한 주행을 원한다면 안 사는게 현명하다.

요컨데 이 차는 ‘연비 운전’을 한다는 전제하에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아니, 이 차 자체가 연비운전을 유도한다. 한 현대차 하이브리드 관련 연구원은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그 자체로 연비가 좋기도 하지만, 운전자가 높은 연비에 도전하게 하고 싶은 욕구를 불러일으킨다”고 말했다.

 이를 돕는 각종 장치도 있다. 평균·순간연비가 표시되는 계기판과 가솔린 엔진과 배터리의 사용 현황을 보여주는 내비게이션 겸 디스플레이가 탑재됐다. 각종 엠블렘은 물론 램프, 라디에이터 그릴, 전체 외관 디자인도 기존 쏘나타와 일부 차별화 해 ‘친환경차’임을 과시한다.

가격은 2975만~3295만원. 다만 등록 비용이 가솔린 동급 모델의 3분의 1 수준인 70만원 전후란 점도 유리하다.

한편 현재 국내 출시된 하이브리드 차량은 총 11종. 이중 도요타 프리우스와 렉서스 CT200h, 혼다 인사이트 3종은 도심형 소형 모델이다. 성능은 떨어지지만 연비는 높다. 하이브리드 차량이란 점, 비슷한 가격대란 점에서 경쟁 모델로 꼽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