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정유 4사 '원적지 관리' 담합…과징금 4348억원 '철퇴'

2011-05-26 15:34

(아주경제 김면수·이광효 기자) 공정거래위원회는 정유 4사(SK,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 S-Oil)가 원적관리 원칙에 따라 주유소 확보경쟁을 제한키로 담합한 행위에 대해 과징금 총 4348억원을 부과했다고 26일 밝혔다.

이명박 대통령도 기업들의 가격 결정에 있어 투명성을 높이는 데 적극 나설 뜻을 밝혔다.

공정위의 각 업체별 과징금 부과액은 GS칼테스가 1772억4600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SK 1379억7500만원, 현대오일뱅크 744억1700만원, S-Oil 452억4900만원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공정위는 또 담합에 적극 가담한 SK와 GS, 현대오일뱅크에 대해서는 검찰에 고발키로 결정했다.

원적(原籍)관리란 정유사들이 자기 계열주유소 또는 과거 자기 계열주유소였던 무폴주유소에 대해 기득권을 서로 인정해 경쟁사의 동의없이 타사 원적주유소를 임의적으로 유치하지 않는 영업 관행을 일컫는다.

예를 들면, A정유사 상표로 영업하던 甲주유소가 B정유사로 상표를 변경하고자 하더라도 A사의 동의가 없으면 B사는 甲주유소와의 거래를 거절할 수 있다.

공정위에 따르면 정유4사 소매영업 팀장들은 지난 2000년 3월 ‘석유제품 유통질서 확립 대책반’모임에서 시장점유율 유지를 위해 “원적관리 원칙”에 따라 원적사의 기득권을 인정하고 타사 원적 주유소 확보 경쟁을 제한하기로 합의했다.

또한 이들 정유사들은 다른 정유사가 원적사의 동의없이 주유소를 유치하는 경우 대응 유치를 수용하도록 합의하는 한편 정유사와 계약관계를 종료한 무폴주유소에 대해서도 기득권을 인정, 통상 3년간은 타사 상표로 변경을 제한토록 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번 조치는 정유사들이 원적관리 담합을 통해 주유소 확보경쟁을 제한한 행위를 엄중 제재함으로써 정유사-주유소 간 수직계열화 구조를 깼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개최된 제87차 국민경제대책회의에서 국제곡물가는 수개월의 시차를 두고 국내 물가에 반영된다는 보고에 대해 "기업들이 제품 가격을 올릴 때와 내릴 때 반영 기간이 다르다"며 "무엇보다 투명하게 해야 한다. 기업의 이윤 추구도 중요하지만, 공익적 관점에서 생각해야 한다. 그럴 때 신뢰받는 사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