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美에 '빈라덴 작전 스텔스 헬기' 잔해 넘겨

2011-05-25 09:05

(아주경제 이지은 기자) 파키스탄이 오사마 빈 라덴 제거작전 과정에서 추락한 미군의 스텔스 헬기 잔해를 미국에 넘겨줬다.

미 국방부 대변인인 데이브 레이펀 대령은 "빈 라덴 제거 작전 과정에서 파괴된 헬리콥터의 잔해를 지난 주말 넘겨받았고 잔해는 미국으로 돌아왔다"고 24일(현지시간) 말했다.

이 헬기는 지난 1일 빈 라덴 제거작전 당시 기류 이상으로 은신처에 경착륙했으며 작전 요원들이 보안을 위해 헬기를 폭파시켰지만 꼬리 부분이 파괴되지 않고 현장에 남았다.

파키스탄 당국은 현장에서 이 잔해를 수거해 어디론가 가져갔다.

이후 남은 기체 사진이 공개되고 천과 유사한 헬기의 외피가 발견되면서 그동안 베일에 가려져 있던 "스텔스 기능이 추가된 블랙호크기"의 실체가 만천하에 드러났다.

미국은 특히 헬기 설계 등이 중국 등에 유출될 가능성을 우려해 잔해 반환을 요청했으나 파키스탄 관리들은 중국과는 공유하지 않겠다면서도 반환 요청에 대한 답변을 미뤄 미국의 애를 태웠다.

존 케리 미 상원 외교위원장은 지난 16일 파키스탄에서 기자들과 만나 파키스탄 당국이 빈 라덴 은신처에서 수거한 블랙호크 헬리콥터의 잔해를 미국에 인도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양국 관계는 미 중앙정보국(CIA) 요원의 파키스탄인 살해 사건과 미국의 무인기 공습 등으로 삐걱거리던 차에 미국의 일방적인 빈 라덴 제거작전이 진행되면서 최악의 갈등 국면으로 치달았다.

물론 케리 상원의원이 파키스탄을 찾고 파키스탄이 빈 라덴 아내 3명에 대한 미국의 직접 신문을 허용하는 등 일부 갈등 완화 제스처들이 있었지만 양국 간 갈등이 완전히 봉합되지는 않고 있다.

이런 상황으로 미뤄 파키스탄이 이번에 미국의 반환 요구를 들어줬음에도 양국 관계에 미칠 긍정적인 영향은 그리 크지 않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전 CIA 관리인 브루스 리델은 "양국 관계의 하향곡선을 바꾸기에는 이번 조치가 너무 미미할 뿐만 아니라 너무 늦은 감이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