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도전하는 '위키피디아'

2011-05-23 15:51

(아주경제 이가영 기자) 온라인 백과사전으로 유명한 '위키피디아' 운영진이 자신들의 사이트를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하기 위해 24일부터 인터넷으로 청원 작업을 시작한다고 23일 인터내셔널헤럴드트리뷴이 보도했다.

이를 위해 위키피디아는 '위키피디아 10'이라는 특별 웹사이트를 개설하고 지지자 서명을 받을 계획이며, 이후 유네스코를 상대로 후보 신청과 심사 절차를 챙길 나라로 독일이 나서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독일어판 위키피디아 관리를 맡고 있는 비영리 단체 위키미디어(Wikimedia)는 지난 3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위키피디아 국제 지부콘퍼런스에서 처음 이런 제안을 내놨으며, 좋은 반응을 얻었다.

독일어 페이지는 120만개 항목을 수록, 영어 다음으로 많다.

위키피디아 공동 설립자인 지미 웨일스는 "기본적인 생각은 위키피디아를 수많은 사람들의 삶을 변화시킨, 놀라운 세계적 문화현상으로 인정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사람들은 우리를 단지 기술의 시각에서만 바라보는 경향이 짙다"며 세계유산 등재 추진이 위키피디아에 대한 인식을 '문화 현상'의 수준으로 끌어올리려는 목적도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위키피디아는 279개 언어로 총 1900만개 항목의 정보를 수록하고 있으며 세계 인기 웹사이트 중 10위 안에 꼽힌다.

그러나 유네스코 세계유산의 성격과 선정 위원들의 보수적 성향, 까다로운 등재 절차 등을 고려할 때 설립된 지 10년 밖에 안 된 웹사이트가 세계유산에 등재되기란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신문은 내다봤다.

우선 ‘유네스코 세계유산’에는 유적 자연경관만 수록돼 있기 때문에 위키리크스가 등재될 가능성이 매우 낮다.

세계유산 등재가 어려우면 ‘유네스코 세계무형문화유산’에 도전할 수 있지만 이 역시 쉽지 않은 작업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 무형문화유산 최종 후보에 오르려면 그간 위키피디아와 불편한 관계인 이란과 쿠바가 소속된 위원회를 통과해야 한다.

제 3안으로 기록물들을 모아 놓은 아카이브나 도서관 장서를 대상으로 하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신청하는 방안이 있지만, 기록유산은 재정지원이나 홍보 면에서는 세계유산이나 세계무형문화유산에 밀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