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파키스탄에 해군기지 건설?

2011-05-23 13:13

(아주경제 홍우리 기자) 파키스탄이 중국정부에 대해 자국 남부의 항구도시 과다르에 해군기지를 건설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파이낸셜타임즈(FT)가 23일 보도했다.

아흐마드 무크타르 파키스탄 국방장관은 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유수프 라자 길라니 파키스탄 총리가 방중 기간 동안 “형제 나라인 중국에 해군기지를 건설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대중(對中) 관계에 정통한 한 파키스탄 고위 관료는 “향후 건설될 해군기지는 중국 측 군함이 정박하게 되고 인도양을 항해하는 군함을 수리하고 정비하는 장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간 중국정부는 인도,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주변국을 자극할 수 있는 행동은 삼가하며 “중국은 패권주의 야심이 없고, 중국의 궐기는 세계 평화에 유익한 것”이라고 강조해 왔다.

신문은 그러나 파키스탄에 건설될 해군기지는 중국 인민해방군 해군의 첫번째 해외 지원기지가 될 것이며 이에 따라 중국의 군사력 강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더욱 거세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영국 국제전략연구협회(IISS)의 남아시아 안보 전문가 라울 로이 초우드리(Rahul Roy-Chaudhury)는 “인도양에서의 국방 및 안보 관계에서 중국이 게임 룰 체인저의 역할을 하게될 것”이라며 “과다르 항구에 해군기지를 건설함으로써 중국의 군함은 영구 정박권을 갖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문가는 또 “중국 군함이 이후 아랍해에서 상시 순찰 및 군사훈련을 할 수도 있다”며 “이를 통해 이 지역을 항해하는 자국 유조선을 보호, 해외 에너지 자원 확보가 수월해 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미국 펜타곤은 이번 소식에 대한 입장 표명을 하지 않고 있다. 한 미국 정부 관계자는 “중국이 그간 해외 군사기지 건설을 반대해온 만큼 이번 요청에 대해 신중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