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김정은 아닌 김정일이 방중" 공식 확인
2011-05-20 19:01
(아주경제 임재천 기자)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새벽 특별열차를 타고 중국을 전격 방문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후계자로 지명된 김정은의 동행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청와대는 20일 김정일이 탄 북한의 특별열차가 북한 남양에서 중국 투먼(圖們)을 거쳐 오전 헤이룽장(黑龍江)성 무단장(牧丹江)에 도착했다고 발표했다.
일행이 무단장 호텔에 들어가는 모습을 통해 이를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투먼 현지 소식통들은 "김정일이 탄 것으로 보이는 특별열차가 오늘 새벽 투먼을 거쳐 무단장으로 향했다"고 전했다. 베이징의 한 외교 소식통도 "특별열차가 무단장에 도착했고 김정일이 김일성 주석의 항일유적지를 돌아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정일은 이번 방중기간 시진핑(習近平) 국가부주석과 회동할 것으로 알려졌다. 차기 중국 지도자인 시 부주석과의 회동이 이뤄질 경우 김정일은 북·중 간 경협과 후계구도에 따른 유대에 대해 다시 한번 긴밀히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방중 때처럼 이번에도 김정은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있다. 김정일이 아직 후계구도 기반이 공고하다고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는 반증일 수도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중국은 그동안 수차례 김정은의 중국 방문을 초청했으며, 북한의 후계 승계를 공식 인정하는 행보를 보여 왔다.
열차 이동 행로로 볼 때 김정일은 일단 지난해 8월 방중 당시 귀로였던 창춘(長春)-하얼빈(哈爾濱)-무단장을 역순으로 찾아 부친인 김일성 주석의 혁명유적지 순례를 할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시 부주석이 창춘 등 동북3성을 직접 방문해 김정일과 만날 가능성이 유력한 상황이다.
하지만 김정일이 동북3성을 거쳐 베이징으로 향할 경우 베이징에서 시 부주석을 만날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 김정일은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과 원자바오(溫家寶) 총리 등 중국 최고지도부도 잇따라 면담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정일은 동북3성에서 중국의 두만강 유역 개발 프로젝트인 ‘창지투(長吉圖·창춘-지린-투먼) 개방선도구’ 핵심 지역을 둘러볼 것으로 보인다. 그가 동북 지역을 둘러본 뒤 개혁·개방 의지를 대내외에 피력하기 위해 열차 또는 항공편을 이용, 상하이를 포함한 중국 남부의 개혁·개방 신천지를 방문할 것이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