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이 본 충격적 북한 실상…다큐 '김정일리아' 국내 개봉

2011-05-20 17:41

(아주경제 김재범 기자) EU의회, 워싱턴DC 상영으로 큰 화제를 모은 다큐멘터리 영화 ‘김정일리아’가 다음달 국내 개봉한다.

미국의 여성 감독 N.C. 하이킨이 만든 ‘김정일리아’는 12명의 탈북자들이 북한 수용소 실태와 굶주림, 김정일 정권의 폭압정치 등 북한사회 전반을 인터뷰 형식으로 엮었다. ‘김정일리아’란 제목은 김정일 46세 생일에 일본 식물학자가 베고니아 꽃을 개량 후 선물해 북한에서 신성시 되는 ‘김정일 꽃’을 뜻하는 말이다. 하지만 북한이 주장하는 것과는 전혀 다른 현실을 역설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감독은 이번 영화 제목으로 선택했다.

이번 영화는 북한 엘리트 출신 피아니스트 김철웅부터 탈북 후 조선일보 기자가 된 강철환, 군 장교 출신 김성민, 박명호 등이 얼굴과 실명을 노출하고 출연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특히 이들 외에 중국에서 탈북자들을 돕다 체포돼 4년 간 중국 감옥에 수감됐다 풀려난 지 10일 만에 촬영에 응한 인권운동가 최영훈의 떨리는 목소리 인터뷰는 그간 잘 알려지지 않은 탈북자들을 죽음으로 몰아간 중국정부의 정책까지 낱낱이 공개했다.

감독은 2002년 일본에서 개최된 인권회의에 참석해 탈북자 강철환의 북한 실상에 대한 증언을 듣고 충격을 받은 뒤 북한의 현실을 세계에 알리기 위해 3년여의 제작기간을 거쳐 ‘김정일리아’를 완성했다고 한다.

이미 ‘김정일리아’는 해외 여러 영화제 상영 후 기립박수를 받고, 부산영화제에서도 소개되었지만 국내에선 정치적으로 민감한 소재인 만큼 주목 받지 못하다가 최근 천안함 사건, 연평도 포격 등을 계기로 입소문이 퍼지면서 개봉까지 이르게 됐다.

감독은 이번 영화가 탈북자들의 목소리를 통해, 수만 명의 북한 주민들이 노동교화라는 명분 아래 강제수용소에서 고문과 기아, 질병 등에 시달리며 중노동에 시달리는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인의 눈으로 본 북한의 실상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김정일리아는 다음달 23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