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이-팔, 1967년 국경 근거해야”
2011-05-20 06:56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9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국경선은 지난 1967년 당시 경계에 근거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국무부 청사에서 가진 중동정책 연설을 통해 이같이 밝힌 뒤 “양측은 서로 영토를 주고받는데 합의함으로써 안정적이고 명확한 국경선을 설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스라엘의 안보에 대한 우리의 기여는 변함없다”고 전제하고 “그러나 우리의 우정 때문에 진실을 말하는 것은 중요하다”면서 “현상유지는 지속될 수 없고, 이스라엘은 지속적인 평화를 진전시키기 위해 과감하게 행동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는 지금까지 3차 중동전쟁 이전의 국경을 요구해온 팔레스타인의 주장에 대해 이스라엘 측과의 협상이 필요하다고 지적해온 미국 정부의 기존 입장에서 선회한 것으로, 이스라엘 측의 반발이 예상된다.
특히 오바마 대통령은 오는 20일 백악관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만나 중동 평화협상 재개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어서 두 정상이 어떤 대화를 나눌지 주목된다.
오바마 대통령이 언급한 `1967년 당시 경계‘는 이스라엘이 3차 중동전쟁을 통해 동예루살렘, 요르단강 서안, 가자 등을 점령하기 이전 상태를 의미하는 것이다.
이어 오바마 대통령은 최근 중동과 북아프리카의 민주화 시위에 언급, “우리는 역사적인 기회를 맞았다”면서 “미국의 가치를 보여줄 기회를 갖게 된 셈”이라고 말해 중동정책의 일대 변화를 예고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이 지역 국민에 대한 폭력과 억압에 반대한다”면서 “이 지역에서 개혁을 촉진하고 민주주의 전환을 지지하는 것이 미국의 정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리비아 사태에 대해 “시간은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의 반대편”이라면서 “그는 리비아에 대한 통제권이 없다”고 퇴진을 거듭 촉구했다.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에 대해서도 “정치권력의 이양을 주도해야 한다”면서 “그렇지 않을 경우 물러나야 한다”고 경고했다.
또 바레인 정부와 반정부 세력에 대해 “모든 바레인 국민의 미래를 위해 실질적인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으며, 알리 압둘라 살레 예멘 대통령에 대해서는 “퇴진함으로써 정정불안을 종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오바마 대통령은 “민주주의에 대한 미국의 지원은 금융안정, 개혁촉진, 글로벌 시장경쟁과의 접목 등을 바탕으로 할 것”이라면서 최근 민주화 시위로 지도자가 물러난 튀니지와 이집트에 대한 대규모 경제지원 방침을 밝혔다.
그는 이와 관련, △차기 주요 8개국(G-8) 정상회의에서 양국의 경제 안정 및 현대화 논의 △이집트에 대한 10억달러 규모의 부채탕감 △이집트의 일자리창출 및 인프라 건설을 위한 10억달러 규모의 지급보증 △이집트와 튀니지 등 중동.북아프리카 민간경제 활성화를 위한 20억달러 규모의 투자 △중동.북아프리카 지역의 무역투자파트너십계획(TIPI) 출범 등을 제시했다.
이밖에 오바마 대통령은 최근 미군 특수부대가 사살한 알-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에 대해 “순교자가 아니라 증오의 메시지를 전하는 대량학살자”라면서 “그의 죽음 이전부터 알-카에다는 정당성을 상실했고, 우리가 빈 라덴을 발견했을 때 알-카에다의 어젠다는 막다른 길에 있었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