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현탁의 유통인사이드> 유통업계와 글로벌

2011-05-18 18:32

(아주경제 진현탁 기자) 유통업계에 글로벌 바람이 거세지고 있다.

시장 한계상황이나 시장 포화 등의 단어가 거론될 때마다 그 대안으로 등장하는 단골 메뉴는 글로벌화다.

글로벌화는 유통기업이 지향하는 목표인 동시에 꼭지점인 것이다.

농심의 신라면은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은 지 이미 오래다.

농심은 올해 신(辛) 브랜드 세계화를 위한 글로벌 판매전략에 집중키로 했다.

이의 일환으로 동북아(중국), 미주(미국), 동남아(베트남), 유럽(러시아) 등 글로벌 4개 권역별 생산·판매체계를 구축하고 해외 생산거점을 4개에서 9개로 확대할 계획이다. 신(辛) 브랜드는 물론 '둥지냉면'과 '뚝배기' 등 한국 전통 쌀국수 제품을 통해 한국의 맛을 전 세계에 전파하겠다는 목표다.

아모레퍼시픽은 중국 진출의 성공신화로 꼽힌다.

지난 2007년 중국 사업이 첫 흑자를 기록했다. 1994년 중국 선양에 첫발을 내디딘 이래 14여년 만의 개가다.

올 들어서도 순항 행진을 계속되고 있다.

지난 1·4분기 연결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각각 18%, 11% 증가한 6921억원과 1480억원을 올렸다.

이에 힘입어 아모레퍼시픽의 해외 사업이 지난해 처음으로 흑자로 돌아서는 위업을 이뤘다.

이에 비해 대형마트들의 글로벌화 성적표는 초라하기 그지없다.

이마트는 중국에서 여전히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적자만도 750억원에 달한다.

구조조정 등을 통한 변신을 시도 중이지만 얼마나 성과를 거둘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롯데마트는 지난 2009년에 중국 칭다오에만 4000㎡가 넘는 대형 매장을 열었지만 2년도 안 돼 휴업에 들어간 상태다.

이는 곧 지난해 말 기준 150억원의 적자로 이어졌다.

해외진출 실패 사례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뭘까.

더 이상 가능성만 보고 해외에 진출하는 시대는 지났다는 게 대다수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들은 현지화 전략 등과 같은 보다 체계적인 준비가 필요하다고 힘주어 말한다.

기업에 글로벌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사항이다.

제품력을 갖췄더라도 현지화 전략이 뒷받침되지 못한다면 해외 정착에 실패하기 십상이다.

이른바 '무결점 상품'에, 완전한 마케팅으로 무장하는 것이 해외에서도 성공할 수 있는 지름길임을 재삼 명심할 필요가 있다.

정보시스템 구축도 뒷받침돼야 한다. 국내는 물론 세계 곳곳의 해외지사가 중추 역할을 해야 함은 물론이다.

세계인의 마음을 사로잡으려면 제품력은 기본이고, 정보시스템에 마케팅력이 더해진 이른바 '팔방미인' 제품이 필수조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