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왕' 차용규씨 역외탈세 혐의…5천억 과세 검토
2011-05-18 06:42
(아주경제 김면수 기자) 역외탈세와 전면전을 선포한 국세청이 최근에는 `카자흐스탄의 신화‘로 유명한 차용규씨에 대한 역외탈세 혐의를 포착, ‘고강도’ 세무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세청은 지난 3월 중순부터 부동산 개발업체인 월드와이드컨설팅 등 차용규 씨가 실질적인 주인으로 알려진 한국내 업체들을 대상으로 세무조사 착수, 현재까지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국세청은 차씨가 삼성물산 카자흐스탄 지사에 근무하다가 국영기업의 지분을 인수, 매각한 후 1조원이 넘는 수익을 거둔 과정에서 역외탈세 혐의를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차씨는 삼성물산 과장으로 1995년 카자흐스탄에 부임했으며, 당시 차씨는 부실경영으로 몰락 위기에 처한 자원개발 관련 국영기업인 카자묵스의 위탁경영을 맡으면서 이 기업을 우량기업으로 탈바꿈하게 만들었다.
차씨는 삼성물산이 5년간 위탁경영하는 동안 초고속 승진을 거듭했으며, 삼성물산이 지분 매입을 통해 카작무스 최대주주가 된 2000년 이후에는 공동대표를 맡기에 이르렀다.
2004년 삼성물산은 카작무스의 지분을 정리하면서 상당 부분을 차씨에게 넘겼으며, 이후 차씨는 2006년에 카자묵스의 일부 지분을 삼성물산 측에 팔아 1조원 이상의 수익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차씨는 이 과정에서 대표적 조세피난처인 버진 아일랜드의 페이퍼 컴퍼니를 통해 지분을 거래해 1조 원 이상 이익을 내고도 세금을 한푼도 내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차씨는 이후에도 또 다른 조세피난처인 말레이시아 라부안의 페이퍼 컴퍼니를 통해 국내에서 서울 대치동 은마상가와 중계동 건영옴니백화점 등 수천억 원의 부동산을 매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차씨에 대한 정확한 탈루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국세청은 시도상선 권혁 회장보다 많은 5000억원에서 최대 7000억원까지 세금을 물리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국세청은 지난달 시도상선 권혁 회장과 권 회장이 운영하는 회사를 대상으로 고강도 세무조사를 실시해 종합소득세와 법인세 등의 명목으로 무려 4101억원의 세금을 추징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