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부채상한 인상 실패하면 금융시스템 대혼란"

2011-05-16 06:52
"8월초까지 상한 인상돼야…실패하면 미 경제 다시 침체"<br/>공화 존 베이너, "재정감축안 따라 오늘 합의할 수도"

(아주경제 김신회 기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오는 8월 초까지 공공부채 상한이 인상되지 않으면, 국제 금융시스템이 혼란에 빠지고 미국 경제가 또다시 침체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15일(현지시간) 블룸버그와 로이터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방송되는 CBS방송 대담 프로그램 '페이스더네이션' 녹화분에서 "글로벌 투자자들이 미국의 신뢰와 신용이 지지를 받지 못하고, 미국이 빚진 것을 갚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게 되면, 모든 금융시스템은 혼란에 빠지게 될 것"이라며 "미국 경제도 이전보다 심각한 침체를 겪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의회에 공공부채 상한 인상에 조속히 합의할 것을 촉구한 것으로, 미 정부는 16일 공공부채가 상한선인 14조3000억 달러에 이르게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티머시 가이트너 미 재무장관은 부채 상한이 인상되지 않으면 8월 초쯤이면 채무불이행(디폴트) 이외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말해왔다.

하지만 의회에서는 재정축소와 증세에 대한 이견으로 부채 상한 인상에 뜻을 모으지 못하고 있다. 공화당의 존 베이너 하원의장과 미치 맥코넬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수조원의 재정을 축소하고, 증세안을 철회하면 부채 상한 인상에 합의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달 향후 12년간 4조 달러의 씀씀이를 줄이는 내용을 골자로 한 장기 재정적자 감축 프로그램을 발표했는데, 여기엔 2조 달러의 재정 감축안과 1조 달러 규모의 증세안이 포함돼 있다.

이에 대해 베이너 의장은 이날 같은 방송에서 "부채 상한을 인상하는 것은 우리의 의무지만,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부채 상한을 올리는 것은 무책임한 짓"이라고 말했다. 부채 상한 인상폭보다 정부의 재정 감축폭이 더 커야 한다는 게 그를 비롯한 공화당 측 입장이다.

그는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이 직면한 커다란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별로 심각해 보이지 않는다"며 "그는 말만 하고 있을 뿐 아직 행동을 보여주지 않고 있다"고 비난했다.

베이너는 다만 "재정감축과 재정적자 축소와 연계만 된다면 부채 상한 인상에 대해 오늘이라도 당장 합의를 이룰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미국 싱크탱크인 서드웨이(Third Way)는 미국의 디폴트 선언은 미 경제를 다시 침체에 빠뜨려 64만개의 일자리를 앗아갈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