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금융 정부지분 80%로 낮춘다… 우선주·CB 9000만주 발행
2011-05-15 11:18
우리금융 인수 후 국민연금·외국계 FI에 지분 20% 이상 매각
(아주경제 이재호 기자) 산은금융지주가 우리금융지주 인수 자금 마련을 위해 9000만주 규모의 우선주와 전환사채(CB)를 발행키로 했다.
또 인수에 성공할 경우 국민연금과 다수의 외국계 재무적투자자(FI)를 유치해 지분을 넘기는 방안도 추진할 방침이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은금융은 우리금융 인수에 나서기 전 정부 지분율을 80%대로 낮추기로 했다.
현재 산은금융 지분은 정책금융공사가 90.26%, 정부가 9.74%를 보유하고 있다.
산은금융은 우선주와 CB를 발행해 정부 지분율을 떨어뜨릴 계획이다. 현재 산은금융의 주식수는 3억6265만8421주로 지분율을 80%까지 낮춘다고 가정하면 9066만4605주를 추가로 발행해야 한다.
이를 통해 유입된 자금은 우리금융 인수를 위해 활용할 예정이다. 대형 국책은행 출현이라는 비난 여론을 불식시키고 향후 민영화 작업에 대비하면서 인수자금까지 마련하려는 ‘일석삼조’의 대책이다.
산은금융 관계자는 “내부 유보금을 활용하고 회사채 발행 등을 통한 차입도 실행해 인수자금을 구할 계획이지만 이 정도로는 많이 모자라다”며 “우선주와 CB 발행을 통해 부족한 자금을 충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발행된 우선주와 CB를 외부 투자자에게 판매하면 정부 지분율이 80% 이내로 떨어지게 된다”며 “덩치가 커 향후 지분 매각을 통한 민영화가 어렵다는 주장에 대응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산은금융이 발행한 우선주 및 CB가 시장에서 원활하게 소화될 지는 미지수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최근 금융주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떨어져 우선주나 CB를 발행해도 쉽게 팔리지는 않을 것”이라며 “해외 판매를 추진할 수 있지만 통할 지는 의문”이라고 전망했다.
해외 판매가 이뤄지더라도 국책은행의 지분을 외국인에게 넘겼다는 비판이 제기될 수 있다.
향후 산은금융의 우리금융 인수자금 마련 작업이 난항을 겪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와 함께 산은금융은 우리금융 인수에 성공한 후 국민연금과 골드만삭스 등 외국계 FI에 지분을 파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산은금융의 정부 지분율을 80%대로 낮추고 상장사인 우리금융을 인수해 우회 상장을 하면 구주 매출(발행 주식 중 일부가 증시에서 판매되는 것)이 일어나 지분율이 더 낮아지게 된다.
산은금융 관계자는 “예금보험공사가 보유한 우리금융 지분 56.97%를 모두 인수하더라도 예상대로 진행되면 인수 후 정부 지분율이 50%대로 떨어지게 된다”고 말했다.
이 가운데 20~30%를 국민연금과 외국계 FI에 쪼개 팔아 정부 지분율은 30% 수준으로 유지하겠다는 복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