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銀, 6월 결산·9월 공시…하반기도 먹구름
2011-05-15 13:30
(아주경제 방영덕 기자) 저축은행 업계가 6월 결산에 이어 9월 공시를 앞두고 계속해서 시험대에 오른다. 자칫 잘못할 경우 업계 전반에 대한 시장의 불신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당장 다음달 말로 다가온 저축은행들의 2010 회계연도(2010년7월~2011년6월) 결산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 부실화의 여파로 대형 저축은행을 중심으로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것.
자산관리공사(캠코)에 매각한 PF 부실채권에 대한 충당금 부담에다가 현재 보유한 PF 채권의 추가 부실 가능성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지난해 공적자금관리위원회가 국회 정무위원회에 보고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저축은행의 신규 PF 부실채권 규모는 3조9000억원, 전체 부실여신 규모는 6조7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캠코가 PF 부실채권을 새롭게 매입하더라도 저축은행 입장에선 소화하기 부담스러울 정도의 부실규모다.
부실채권을 원금에서 할인판매함에 따라 발생하는 매각손실을 장부에 반영해야 하는데다가 올해부터 국제회계기준(IFRS)이 적용되는 상장 저축은행의 경우엔 사후정산방식 적용이 안돼 캠코에 대한 매각도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9월 공시도 만만치 않은 관문이다. 저축은행들은 6월 결산 이후 회계법인의 감사를 거쳐 금감원에 경영실적과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 등 경영지표를 신고한다.
문제는 부산저축은행 부실검사 논란 이후 일부 직원들의 비리와 업계와의 유착 사실이 드러나면서 금융당국의 분위기가 달라졌다는 것. 저축은행 검사인력의 96%를 교체하면서 `법대로‘ 검사를 하겠다는 게 현재 금감원 분위기다.
이에 따라 개별 저축은행에 따라 상당히 부풀려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BIS 비율 등 각종 경영지표에 낀 거품이 일시에 제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저축은행들이 감독당국의 달라진 분위기를 감안해 여신 건전성 분류의 정확성을 높이고, 대손충당금을 원칙에 맞춰 쌓을 경우 BIS 비율은 그만큼 감소하기 때문이다.
특히 금감원도 올 하반기에 저축은행에 대해 100차례에 가까운 부문검사와 종합검사를 벌일 방침이기 때문에 검사과정에서 BIS 비율이 바로잡혀질 가능성도 적지 않다.
한 업계 관계자는 “만약 일부 저축은행에서 영업정지된 부산저축은행에서 드러난 것과 같은 대주주의 불법행위가 새롭게 적발될 경우 해당 저축은행은 심각한 타격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저축은행들이 올해 12월부터 사후정산 방식으로 캠코에 매각한 PF 부실채권을 되사야 하는 것도 적지않은 부담이다.
12월말에 돌아오는 만기규모는 3000억원으로 비교적 크지 않지만, 내년 3월엔 1조2000억원 규모의 PF 채권을 되사야 한다.
캠코는 PF 사업장을 최대한 정상화시켜 저축은행의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계획이지만 부동산 경기 불황으로 실현 가능성은 미지수다.
업계 관계자는 “저축은행에 대해선 엄격한 감독과는 별개로 지원책도 마련해줘야 하는데 이번 사태 이후엔 아예 말도 꺼낼 수 없는 분위기”라며 “저축은행이 서민금융기관으로 다시 태어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