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신회 기자) 페이스북이 구글의 개인정보 수집 논란을 확산시키기 위해 추진했던 'PR작전'의 전모가 드러나면서 양사의 경쟁 구도가 진흙탕 싸움으로 변질되고 있다.

AP는 12일(현지시간) 페이스북이 PR업체를 통해 구글에 대한 네거티브 공세를 펼친 사실이 밝혀져 논란을 빚고 있다고 전했다.

전말은 이렇다. 페이스북은 지난주 구글의 개인정보 수집 문제를 이슈화하기 위해 대형 PR업체인 버슨마스텔러를 통해 '구글이 은밀하게 이용자들의 프라이버시를 침해하고 있다'며 이와 관련한 글을 언론에 실어 줄 것을 요청하는 내용의 이메일을 언론인과 유명 블로거들에게 보냈다.

하지만 이 이메일이 온라인 프라이버시·보안 전문가인 크리스토퍼 소호이언(Soghoian)이라는 블로거와 USAS투데이 기자에게 전달된 게 화근이 됐다. 소호이언은 버슨마스텔러가 의뢰인을 밝히지 않자 이메일을 온라인에 공개했고, USA투데이는 'PR업체의 구글 사생활 공격'이라는 제하의 기사를 내보냈다.

파장이 커지자 결국 버슨마스텔러는 페이스북으로부터 돈을 받고 한 일이라는 사실을 털어놨다. 이에 대해 페이스북은 결코 구글에 대한 네거티브 캠페인을 의도하고 벌인 일이 아니라 구글이 새로 선보인 소셜서클(Socia Circle)이라는 서비스를 통해 이용자들의 정보를 어떻게 수집하고 이용하는지에 대한 조사를 촉구하기 위해 버슨마스텔러를 고용했다고 해명했다.

AP는 이번 사태의 가장 큰 교훈은 누군가를 비난하려면 이메일보다는 전화를 거는 게 낫다는 점이라고 비꽜다.

구글과 페이스북은 성장 배경을 공유하는 실리콘밸리의 이웃 기업이다. 하지만 양사간 경쟁 수위는 지난 수년간 급격히 고조됐다. 온라인 광고시장이 별천지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구글이 검색결과를 온라인 광고에 접목시켜 수익을 창출하는 사이 페이스북은 이용자들의 관심거리와 네트워크에 대한 정보로 막대한 광고수익을 취했다.

이런 가운데 페이스북은 구글의 엔지니어와 임원들을 잇따라 영입하며 승승장구했고, 구글은 페이스북 정보에 대한 자사 검색엔진의 접근권을 확대하고자 했지만 만족스런 결과를 얻지 못했다. 급기야 구글은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콘텐츠에 대한 검색결과를 늘리기 위한 방편으로 이번 사태의 발단이 된 자체 SNS 소셜서클을 내놨다.

AP는 구글이 소셜서클을 통해 사람들의 동의 없이 개인정보를 수집한다고 비난한 것과 달리 열렬한 프라이버시 옹호론자들도 소셜서클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